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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브라질도 외환시장 개입 ‘환율전쟁 도미노

등록 2010-09-28 21:59

헤알화 연초대비 34%↑
재무 “달러화 사들일 것”
싱가포르 등도 구두개입
G20회의 공조노력 삐걱
“국제적인 환율전쟁이 시작됐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이 27일 세계 주요국 고위 관료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가 환율전쟁에 돌입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브라질 또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뜻을 밝힘에 따라, 미·중·일 사이에 벌어지던 환율 갈등은 이제 전세계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그는 이날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세계 모든 정부가 자국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 화폐의 가치를 낮추려는 세계 환율전쟁의 한가운데 있다”며 “헤알화의 절상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위협이기 때문에 우리는 할 수 있는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테가 장관은 이를 위한 대책으로 “외환 시장에서 남아도는 달러를 사들이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로 돌아선 선진국들에 견줘 상대적인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의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러면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헤알화의 가치는 지난해 연초 이후 34%나 올라,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라질 현지 통신사 <에스타도>를 인용해 “브라질의 경상수지 적자가 올해는 480억달러, 내년에는 6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만테가 장관의 발언을 전하며 “최근 일본, 한국, 대만의 중앙은행이 자국 화폐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 잇따른 개입을 했으며,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의 화폐 가치를 일부러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와 콜롬비아 통화 당국도 자국 화폐 가치의 절상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구두 개입하는 등 각국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환율전쟁’을 불사해가며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추려는 것은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각국의 민간소비는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재정지출에도 한계가 있다. 지난 1997년 ‘아시아 경제’ 위기 때는 정보기술(IT) 산업 붐으로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이 아시아 경제 회복을 위해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떠안는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경기침체로 11월 중간선거 참패를 코앞에 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게 그때와 같은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은 오는 11월 서울 주요20개국(G20)회의에서 환율공조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화폐를 동시에 절하할 순 없고 미국과 유럽은 의도적인 시장 개입에 선뜻 응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환율을 둘러싼) 국제적인 공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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