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
중 금리인상 전망에 상하이증시 이틀새 6% 급락
아일랜드·포르투갈 위기로 상품시장도 찬바람
아일랜드·포르투갈 위기로 상품시장도 찬바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 소식이 동시에 시장을 짓누르면서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일 3.98%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인 데 이어 17일에도 1.92% 하락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7일 1.59% 하락에 이어 17일 개장 직후 0.3% 떨어진 약세로 출발했다. 유럽 주요증시들은 16일 2% 안팎의 하락으로 장을 마친 뒤 17일에는 소폭 반등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이후의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16일 서부텍사스유 가격이 3% 떨어졌고, 영국 런던금속거래소 가격지수도 6.3% 하락하는 등 상품시장에도 찬바람이 몰아쳤다.
■ 중국은 “물가 잡아라” 하강기류의 배경에는 중국이 긴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개월새 최고인 4.4%에 이르고, 외국인 부동산투자 제한책이 발표돼 긴축이 현실화한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주 광저우에서 추가 조처를 예고한 게 17일 알려진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화통신>은 원 총리가 “인민들의 이해가 달린 시장의 공급과 수요, 가격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나친 물가상승을 누르기 위한 조처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빈민층에 대한 식품보조금 지급 대책을 발표했으며, 가격 통제 가능성까지 떠오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중국증권보>는 인민은행이 19일 금리 인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2.25%에서 2.5%로 올린 지 한달 만에 다시 행동에 나선다면 국제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 유럽은 “재정위기 재워라” 유럽 재정위기 우려의 재발도 못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는 16일 특정 대책을 내놓지 않았지만 아일랜드에 대한 지원 의지를 확인하고 사실상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유럽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주에 실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금융위기 와중에 국유화한 은행 등의 부실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가 다른 나라들의 3배 안팎인 32%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르투갈도 재무장관이 “위험도가 높다”고 자인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재정적자율은 7.3%에 불과하지만 최근 채권 수익률이 7%로 치솟는 등 신용 위험이 높아졌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 정상회의 의장은 재정위기의 불씨가 다시 살아난 상황에 대해 “생존의 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은 상반기 재정위기의 진앙이던 그리스에 견줘 주변국 대형은행들의 투자가 많은 편이라 부실의 전염 가능성이 높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시장전략가 퀸시 크로즈비는 “아일랜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전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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