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동료 암걸리자 지분 줄이려 모의” MS 동업자, 폭로
버핏 후계 유망후보, 내부자 거래의혹 드러나 사임
버핏 후계 유망후보, 내부자 거래의혹 드러나 사임
미국 정보기술과 투자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인들로 공동 자선활동을 통해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빌 게이츠(56·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워런 버핏(81)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측근들한테 뒤통수를 맞았다.
게이츠는 1975년 엠에스를 공동창업한 폴 앨런(58)이 오는 17일 발간될 <아이디어 맨: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의 회고록>을 통해 그를 돈만 아는 냉혈한으로 묘사하면서 망신살이 뻗쳤다. 원고를 미리 본 <월스트리트저널>은 게이츠가 병에 걸린 동업자의 몫을 줄이려는 계획을 꾸몄다는 내용이 특히 치명적이라고 31일 전했다.
책 내용을 보면, 1982년 암의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앨런은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현 최고경영자)의 충격적인 대화 내용을 엿듣는다. 둘은 다른 주주들에게 스톡옵션을 발행해 앨런의 지분율을 낮추자고 모의했다고 한다. 이에 발끈해 문을 차고 들어가 사과를 받아냈다는 게 앨런의 주장이다. 앨런은 “비록 병에 걸렸지만 창업을 도운 임원을 쫓아내려고 했다”며 “돈밖에 모르는 기회주의”라고 썼다. 또 “빌은 파이를 최대한 차지하려 했다”며, 결국 게이츠의 요구대로 지분율을 낮춰줬다고 주장했다.
1983년 엠에스를 떠난 앨런은 비록 밀려났다지만 엠에스의 성공으로 자산이 130억달러(약 14조원)에 이르는 거부다. 이런 앨런이 갑자기 게이츠를 맹비난하자 뜻밖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둘은 계속 왕래하며 관계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이츠는 “내 기억과 폴의 것은 많이 다르지만, 난 둘의 우정을 소중히 생각하며 그의 공헌에 감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버핏은 후계자 후보 1순위한테 발등이 찍혔다. 버핏은 30일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회사 두 곳의 경영을 맡아온 데이비드 소콜(55)의 사임 사실을 전하면서, 그가 버크셔가 지난 14일 인수 계약을 발표한 화학업체 루브리졸에 개인적으로 거액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버핏은 소콜이 지난 1월5일부터 사흘간 루브리졸 주식 1000만달러어치를 사들인 뒤 자신에게 회사 차원의 투자를 권유해 90억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크셔의 인수 계약으로 루브리졸 주가는 급상승해 소콜은 290만달러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문제는 버핏이 최근까지 소콜의 투자 내용을 제대로 몰랐다는 것이다. 버핏은 “소콜이 지나가는 말로 투자 사실을 얘기하기는 했는데 나는 매입 시기와 규모를 묻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소콜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핏은 소콜이 “가족 투자사업”에 열중하려고 사임했을 뿐이고, 그가 불법행위를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버핏은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던 인물이 딴 주머니를 찬 사실을 몰랐다는 점에서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명성에 먹칠을 당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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