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는 높아지겠지만, 당초 예측보다는 저조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예측했다.
세계은행은 13일 낸 2015년 세계경제 예측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이 3.0%로 지난해의 2.6%보다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6월에 발표된 예측치인 3.4%보다는 낮은 것이다.
올해는 미국 경제의 호조와 유가 하락이 세계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으나, 유로존과 신흥국 경제의 악재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세계은행은 평가했다. 올해 세계경제를 끌고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은 성장률이 3.2%로 선진 경제 중에서 가장 활력있고,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앞선 예측치 3.0%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주요 경제 가운데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나라는 미국 외에는 인도가 유일하다. 하락하는 석유값은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력을 더욱 늘려 미국 경제 회복을 떠받칠 것이라고 은행은 지적했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성장률은 기존 예측치인 7.5%에서 7.1%로 하향 조정됐다. 중국은 경제 동력을 수출과 대출에서 국내 소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실 채권 문제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회복의 동력이던 신흥국 경제는 기대 이상으로 저조해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 전체의 성장률을 애초보다 0.5%포인트 이상 낮춘 4.8%로 전망했다. 유로존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의 경기침체에 휩싸이면서 가장 낮은 1.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올해 예상되는 세계경제의 주요 현안으로 석유값 하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을 꼽았다.
석유값은 지난해 평균가격에 견줘 3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유가 하락은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0.5%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상되나, 그 수혜는 불균등할 것으로 평가됐다.
올해 미국 연준의 금리가 인상되면서 신흥국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신흥국에 가장 큰 부정적 영향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빠를 경우, 신흥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부채 및 통화 위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예상보다 더디면, 중국 내 금융위기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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