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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29 19:45 수정 : 2015.03.29 19:52

록히드마틴은 하와이에서 공처럼 생긴 물고기 우리가 바닷속을 떠다니는 형태의 새로운 양식장과 ‘동업’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위성통신 등을 통해 물고기 우리를 추적한다. 캄파치팜 누리집 갈무리

[경제의 창] 글로벌 경제

최첨단 전투기로 역사에 이름을 새긴 초대형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하와이 바다에서 친환경 양식장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수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고 수질 정화사업도 한다. 록히드마틴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록히드마틴의 최고경영자 메릴린 휴슨의 지난달 18일 연례 기자회견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확실히 에너지는 회사에 성장을 가져올 분야”라고 강조했다. 휴슨은 최신형 전투기 F-35의 성과를 나열한 뒤 록히드마틴이 주목하는 세계 4대 ‘메가트렌드’의 하나로 인구 증가에 따른 자원 고갈을 들며 ‘기후변화’를 5번이나 언급했다. 세계 최대 무기업체 사령탑의 연설로는 보기 드문 것이었다. 휴슨은 “인구 증가, 자원 부족과 기후변화가 서로서로 부추기고 있다”며 “미국 국방부가 기후변화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국가정보국(DNI)이 최근 음식, 물, 에너지 등 부족한 자원을 얻기 위한 경쟁이 국가간 긴장을 높일 것이며 지역 분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보고서도 소개했다.

록히드마틴은 아직 에너지 분야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의 가장 큰 가스·수도·전기 공급시설 10곳 가운데 8곳이 록히드마틴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이 분야에서 지난 5년간 약 35%의 성장을 기록했다. 댄 헬러 신사업 분야 부회장은 회사가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를 “성장을 추동할 잠재력이 굉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 무기업체 사업 확장
양식장·조력발전 등 뛰어들어
미국 국방 예산 삭감되자 새 도전
“무기업체 본업엔 영향 없을 것

록히드마틴이 발을 들인 사업 중 하나가 하와이에서 작은 양식장을 하고 있는 닐 심스와의 ‘동업’이다. 심스와 동료들은 거대한 공처럼 생긴 물고기 우리를 개발하고 있었다. 내륙에 있는 대부분의 양식장과 달리 심스의 “모바일 물고기 우리”는 해안가를 떠다니며 더 깊은 바다로 떠내려가 물고기를 양식할 수 있다. 록히드마틴은 위성통신과 모터 조종장치를 연결해 바다에 떠다니는 우리를 추적하는 작업을 맡았다.

록히드마틴은 중국 해안가에 10㎿짜리 발전소도 건설하고 있다. 바다의 온도차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스코틀랜드 북쪽 해안에는 거대한 풍차 같은 터빈을 세워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시설도 준비 중인데, 완성 땐 2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쓰레기에서 연료로 사용 가능한 가스를 뽑아내는 발전소를 만드는 것도 연구 중이다.

록히드마틴의 가장 야심찬 도전 가운데 하나는 초소형 핵융합 원자로를 만드는 것이다. 크기는 트럭 뒤에 실을 만큼 작고, 핵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 원자로를 생산하겠다고 지난해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5년 안에 개발을 마치고 10년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맹랑한 포부라는 반응도 나온다. 실패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2월에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해안에 세계에서 가장 큰 조력발전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가 6개월 만에 손들고 나왔다.

전문가들은 록히드마틴의 ‘도전’ 배경에는 미국 국방예산이 줄고 있는 상황이 있다고 분석한다. 구겐하임 시큐리티스의 국방정책 연구원 로먼 슈와이저는 “(미 국방) 예산이 줄어들자 방산업체들이 자신들의 전문 분야 외의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도 “이런 도전들은 예산이 돌아오면 대부분 사라진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또 다른 안보 전문가 바이런 캘런은 “그들은 근본적으로 기술회사”라며, 방산업체들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게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의 ‘변화’가 결코 ‘본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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