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03 20:42
수정 : 2016.05.0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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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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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최고세율 39.6%에 견줘
이득세 20% 그쳐 “부유층에만 유리”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가 자본이득세를 소득세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서 활발한 자선활동을 벌이고 있는 게이츠는 2일(현지시각) 미국 <시엔비시>(CNBC)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조세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본자산의 매각으로 얻은 소득에 대한 세금으로 최고세율은 20%이고, 여기에 3.8%의 누진세가 붙어 23.8%다. 그러나 자본이득을 제외한 일반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은 39.6%로 이보다 훨씬 높다.
게이츠는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과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이 거의 동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율을 동일하게 하는 것이 일반 소득세율을 낮추는 것인지 자본이득세율을 높이는 것인지를 묻자 “자본이득세를 더 많이 걷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부의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며,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같은 상황을 피하려면 자본소득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낮게 책정된 자본이득세는 주로 부유층에 혜택이 돌아간다. 50만달러보다 적게 버는 99%의 납세자들은 급여가 총소득의 75%를 차지한다. 하지만 1천만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은 수입에서 급여가 15% 정도에 불과하며 자본소득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게이츠는 이미 여러 차례 부자에 대한 세금 인상을 주장해왔다. 게이츠와 그의 친구 워런 버핏은 지난 2011년 자신들을 포함한 부자들에 대한 세금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고, 2014년에도 요트와 개인 제트기를 사는 부자들을 겨냥한, 소비에 대한 누진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시엔비시>는 게이츠가 이젠 부유한 투자자들을 정면으로 겨냥해 세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대상에는 본인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세계 최대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자신의 투자회사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와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캐스케이드는 총자산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게이츠 재단은 자산이 400억달러가 넘는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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