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24 16:42
수정 : 2018.07.24 23:33
미-중 무역전쟁 및 환율전쟁 격화
인민은행, 통화 완화 정책 가속화
위안화 약세 더욱 재촉할 듯
2분기 성장률 6.7%…2016년 이후 최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3일 미국과의 무역 전쟁 와중에 경기를 진작하려고 5020억위안(약 83조48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번 유동성 공급은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쪽으로 가려는 최근 움직임 중 가장 단호한 조처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평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보복관세로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환율 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5월 이후 달러 대비 5%나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위안화 약세를 동시에 비판했다.
통화 완화 정책은 무역 전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르는 환율 전쟁에서 위안화 약세를 더욱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약세는 미국으로 가는 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으로 오는 미국 수출품 가격을 오르게 한다.
위안화는 24일 1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위안화 가치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거의 0.6%가 떨어져 달러당 6.8448위안까지 하락했다. 중국 국채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0.05%포인트 올라 3.57%를 기록했다. 중국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이후 0.5%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처는 인민은행의 중기대출제도를 이용한 가장 큰 유동성 공급이다. 중기대출제도는 2014년 상업은행에 3~12개월 동안 대출을 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 조처는 중기대출제도를 통한 기존 대출의 상환일이 도래하지 않았는데도 이뤄진 추가 유동성 공급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말에도 상업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불준비금 삭감을 통해 700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추가 유동성 투입은 중국 당국이 무역 전쟁에 더해 주택 및 인프라 분야 경기가 둔화되자 성장을 촉진하려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은 6.7%로 2016년 이후 최저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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