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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8 17:01 수정 : 2018.08.08 23:14

일론 머스크.

트위터로 “테슬라 상장 폐지 검토, 자금 확보됐다”
높게 제시한 매수가에 테슬라 주가 10.7% 폭등
증권가에선 자금 확보력 의문…농담 가능성도 거론
만우절엔 “파산했다”고 했다가 주가 폭락 경험

일론 머스크.
전도가 유망하면서도 괴짜 행태를 보여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번에는 한 줄짜리 트위터로 미국 증시를 흔들어놨다. 테슬라의 ‘상장 폐지를 고려한다’는 그의 말에 얼마나 무게가 실린 것인지, 장난을 치려다 사고를 친 게 아닌지 등을 두고 흥미진진한 관측들이 나온다.

7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거래 중단 소동을 겪은 끝에 10.7% 폭등한 주당 379.57달러(약 42만5천원)에 장을 마쳤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띄운 “주당 420달러에 테슬라의 상장 폐지를 고려 중이다. 자금은 확보됐다”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머스크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가 테슬라 지분 3~5%를 사들였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폭탄 선언을 했다.

주당 420달러에 주식을 사겠다고 하니, 그보다 싼 가격인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이런 엄청난 발표를 단 한 줄의 트위터 글로 올렸다는 사실이었다. 머스크의 진심을 둘러싸고 시장의 궁금증이 폭발했지만 테슬라는 장 마감 1시간 전에야 그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했다. 상장 폐지 결정 이후 “주가가 미친듯이 움직여 테슬라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의 집중을 방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수익 전망에 따라 주가가 춤을 추거나 전문가들이 갖가지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것에 대해 염증을 드러내왔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의 20%, 직원들은 5%를 갖고 있다. 그밖에 개인 투자자들이 12%, 기관 투자자들이 62.2%를 보유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4월1일 만우절에 트위터에 올린 사진. ‘파산했다’(bankrupt)를 ‘bankwupt’로 틀리게 쓰고, 사진 위에는 “일론이 테슬라 모델3에 기대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뺨에는 마른 눈물 자국이 여전히 보인다”고 썼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10년 상장 이래 적자가 지속돼 빚으로 연명해 온 테슬라의 상장 폐지 비용을 누가 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테슬라를 차입 매수하려면 역대 최대 기록인 720억달러(약 80조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 2분기 약 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테슬라는 3분기에는 첫 흑자를 볼 것이라고 하지만 결과는 봐야 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큼이나 ‘트위터 중독증’에 빠진 머스크가 충동적으로, 최악의 경우 장난으로 메시지를 올렸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그에겐 이미 ‘전과’가 있다. 머스크는 올해 만우절(4월1일)에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테슬라 전기차에 기대 “파산했다”고 쓴 골판지를 든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튿날 테슬라 주가가 7% 폭락했다. 테슬라의 성장 전망에 부정적인 증시 전문가들을 골려주려다 주가만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주당 420달러를 제시한 것은 ‘대마초의 날’로 불리는 4월20일을 암시하는 농담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파이낸셜 뉴스>는 머스크가 실체 없는 계획을 밝혔다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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