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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7 16:08 수정 : 2019.05.27 20:51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모터쇼에 피아트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합병 회사 주식 50%씩 보유 일대일 합병 추진”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 비용 절감 & 몸집 불리기

성사되면 폴크스바겐·도요타에 이어 3위 업체 탄생
르노, 닛산과의 합병 불발에 피아트크라이슬러에 손짓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모터쇼에 피아트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르노와 이탈리아-미국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합병 추진을 발표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의 주도권과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자동차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합종연횡을 보여주는 사례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르노와 일대일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업체는 자사와 르노 주주들이 합병 회사 주식 50%씩을 보유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르노는 24일 자사 지분 15%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에 합병 추진 사실을 통보했다.

합병이 실현되면 연간 900만대를 생산하고 가치가 370억달러(약 43조8천억원)에 이르는 세계 3위 자동차 업체가 탄생한다. 1위 독일 폴크스바겐과 2위 일본 도요타에 이은 것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4위로 밀리게 된다.

합병 추진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생산비를 절감하고, 배출가스 제한 등 강화되는 규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합병 때는 양쪽이 연간 각각 수십억달러를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1998년 독일 다임러에 매각됐다가 2007년 피아트에 다시 팔렸다.

두 업체의 합병은 르노와 일본 닛산의 관계가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의 처벌을 계기로 삐걱거리는 와중에 추진되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르노 출신인 곤 전 회장은 얼라이언스 소속 업체들을 합치는 것을 추진했는데, 그는 일본 검찰이 자신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한 것은 닛산 쪽 음모라고 주장한다. 닛산은 지난달 르노의 합병 제안을 거절했다. 르노는 피아트-크라이슬러와의 합병 추진을 24일 일본 정부에도 통보했다.

일각에서는 르노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합병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얼라이언스 관계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르노-닛산-미쓰비시와 피아트-크라이슬러 연합은 합병에 견줘 결합도는 떨어지더라도 연산 1500만대의 최대 자동차 생산 집단이 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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