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31 22:13
수정 : 2019.05.3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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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 로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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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 이익 침해하는 기업·기관·개인 명단 발표”
화웨이에 대한 잇따른 거래 중단에 정면 대응 의지 천명
보복 내용도 발표 예정…무역전쟁 ‘눈에는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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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 로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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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거래 중단 압박에 맞서기 위해 외국 기업들의 ‘블랙리스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을 부당하게 차별하면 보복을 가하겠다는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눈에는 눈’ 식의 전면전으로 확전할 조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31일 ‘신뢰할 수 없는 기업들’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은 “시장 규칙을 어기고, 계약의 정신에서 벗어나며, 비상업적 이유로 중국 기업들에 공급을 중단하거나, 중국 기업들을 차단하거나, 중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외국 기업들, 기관들, 개인들”이 명단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에 대한 대응 조처 내용도 곧 발표하겠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예고한 조처는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시키고, 유럽과 일본 기업들도 화웨이를 배제하고 나선 것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미국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에이아르엠(ARM) 등이 화웨이에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공급을 끊었다. 31일에는 일본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가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제품을 쓰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련의 거래 중단은 화웨이의 5세대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제조·판매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미국 업체들에 거래 제한 등의 보복을 가한다면 보복의 악순환이 본격화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제3국 기업들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중국이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보복에 나선다면 세계 경제의 전반적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예고대로 6월1일부터 600억달러어치 미국 상품에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5월10일 중국 상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린 것에 대한 반격이다. 또 <블룸버그>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주요 수출품인 대두(콩)의 수입을 중국이 잠정 중단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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