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01 18:32
수정 : 2019.07.01 20:51
|
브라질 북서부 아마조나스 주의 주도인 마나우스에는 중남미 지역 최대의 산업지역인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가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48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2012.4.23 ㈜연합뉴스
|
매킨지글로벌연구소 보고서
“IT 확장에 선진경제 노동소득 몫 커져”
“자동화·인공지능 등 영향
최근 고임금 현지화 추세”
|
브라질 북서부 아마조나스 주의 주도인 마나우스에는 중남미 지역 최대의 산업지역인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가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48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2012.4.23 ㈜연합뉴스
|
1990년대 이래 국제 자본의 전지구적 세계화는 값싼 저임금 생산기지를 찾아 옮겨다니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자동화·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경제시스템이 확장되면서 국제 투자자본마다 생산기지를 제품 수요고객 저변이 넓은 ‘고임금 선진경제 소비시장’에 좀더 가까이 두려는 쪽으로 흐름이 확연히 바뀌고 있다. 이런 자본 흐름 이동에 따라 선진경제 노동자·중산계급이 가져가는 노동소득 몫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킨지글로벌연구소가 내놓은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기술 경제하의 글로벌 투자기업마다 제조 상품에서 노동이 창출하는 가치가 점점 줄어들면서 해외 저임금 기반 생산은 점점 덜 매력적인 것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글로벌 기업들은 소비자 고객의 ‘수요 시장’과 가까운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가는 패턴이 확연하다”고 주장했다. 외양은 미-중 무역분쟁이나 보호무역주의라는 새로운 조건 속에서 제품 가치공급사슬(생산지역) 변경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저임금보다 소비시장을 중시하는 생산기지 재배치 경향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매킨지 추산에 따르면, 요즘 전세계 교역 상품의 20%가량이 기존 저임금 국가 생산에서 고임금 국가 생산으로 바뀌었다. 제임스 매니카 매킨지글로벌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투자기업에) 저임금 노동비용이라는 이점은 ‘고객 수요’라는 지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먹구름 속에서도 한가닥 은빛으로 빛나는 노동시장’이란 제목을 달고 이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신문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처럼 다른 제조 기업들도 미국·멕시코·독일 등 거대 소비시장 근접지역에서 ‘스피드 자동화 공장’을 통해 최신 상품을 빠르고 또 값싸게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컨대 ‘적기 생산’ 전통이 재출현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런 변화에 따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마다 세계화가 초래한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패턴이 요즘 들어 뒤바뀌고 있다. 1999년 이래 전체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의 38%가량을 산업 자동화가 초래한 것으로 분석(매킨지글로벌연구소)되지만, 최근의 이런 고임금 현지화 추세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에서 자국 국민경제 내 노동소득분배율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고임금 주요 선진경제로 자본투자가 환류하면서, 창출된 전체 부가가치에서 노동이 가져가는 배분 몫이 증가하는 ‘한가닥 희망과 반전’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선진경제에 국한된 것이다. 신문은 “소셜미디어의 급속 진전에 따라 제품 배송 때까지 오래 기다리지 않으려는 소비자 선호의 변화도 생산자본의 이런 흐름을 점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