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1 14:13
수정 : 2019.08.21 19:46
트위터에 “(헛고생할) 비용·노력 아껴줘 고맙다”
이달 말 덴마크 방문 트위터로 전격 “취소” 통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자신의 그린란드 땅 매입 검토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며 대번에 퇴짜를 놓은 덴마크 총리의 반응을 트집 삼아 2주 뒤로 예정돼 있던 덴마크 방문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덴마크는 훌륭한 사람들이 사는 매우 특별한 나라이지만, 그린란드(덴마크 자치령) 매입 논의에 관심이 없다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의 발언에 근거해 나는 2주 뒤로 잡혀 있던 우리의 회동을 다른 때로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트럼프는 이어 “총리가 이처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줌으로써 미국과 덴마크 양쪽 모두 노력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총리에게 감사하며 일정을 미래의 다른 날로 재조정하길 기대한다”고 조롱하듯 트위터에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뒤인 이달 말에 덴마크와 폴란드 순방에 나설 예정이었다. 순방 일정 중 덴마크에선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킴 킬센 그린란드 총리와의 회동이 예정돼 있었다. 트럼프의 트위트 직후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은 취소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제2차 대전 발발 80주년 기념차 방문할 예정이던 폴란드 바르샤바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이 트위트는, 앞서 불과 몇시간 전에 덴마크 주재 미국대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대통령을 뜻하는) ‘포투스’(POTUS·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직후에 나왔다. 전날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북극 그린란드의 작은 빙하 마을에 번쩍번쩍 빛을 내며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트럼프 마천루가 세워져 있는 가상 합성사진을 올리면서 “나는 그린란드에 이런 거대 빌딩을 세울 생각이 없다”고 조크를 날리기도 했다. <에이피> 통신은 트럼프의 이 트위트에 대해 “그린란드 땅 매입 검토가 그저 농담에서 발동한 것이었을 뿐이라는 추측을 낳게 한다”고 보도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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