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세계경제
요즘 중국 기업체 대표들 사이에 ‘고전’ 공부 열기가 뜨겁다.
올해 베이징대학이 문을 연 일반인을 위한 ‘국학반’ 등록생 30여명 가운데 70%가 기업 대표나 관리들이라고 홍콩 <명보>가 최근 보도했다. 한 학기 학비는 대학 등록금에 맞먹는 2만6000위안(약 338만원)이다. 수강생들은 산둥성 지난, 허베이성 스자좡 심지어는 광둥성 광저우와 선전 등 전국에서 주말을 이용해 손수 운전을 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날아온다. 이들이 이곳에서 배우는 것은 기업 경영 기술이 아니라 <시경> <주역> <논어> 등 중국 고전들이다.
이들은 지나치게 세분화한 오늘날의 학문에서 얻을 수 없는 ‘종합적 통찰력’을 고전에서 찾으려 한다. 광둥에서 문화 관련 기업을 경영하는 마오후이(35) 부사장은 “<주역>은 일상생활은 물론 업무 처리와 인간관계 등 폭넓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수성가한 양식장 업자인 자오빙은 “어느날 갑자기 돈 버는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던 중 우연히 국학 연구반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등록을 받는다는 광고를 보고 여기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왕보 베이징대학 철학과 국학반 주임은 “고전 학습을 통해 기업 최고 경영자들과 관리들에게 중국 고대의 지혜를 현대적 사유와 결합해 사고하는 기회를 주기 위해 국학반을 만들었다”며 “중국의 전통 고전은 치세와 관리에 관한 지혜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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