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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26 16:13 수정 : 2019.09.26 19:47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는 트럼프 (뉴욕 AFP=연합뉴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탄핵조사 추진 직후, “미-중 협상 빨리 타결”
“탄핵으로 미·멕·캐 협정 비준 좌초될 우려”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 경제정책 발목잡혀
USTR “경제에 재앙, 주가 떨어뜨릴 것” 경고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는 트럼프 (뉴욕 AFP=연합뉴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정치적 탄핵 위기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랴부랴 경제 이슈를 부각시키며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등 ‘탄핵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조기 타결 가능성을 갑자기 언급하고,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비준이 탄핵 조사로 발목잡힐 수 있다는 우려를 시장에 발신하면서 ‘경제’를 볼모삼아 정치적 난관을 돌파하려 시도하는 형국이다.

민주당이 탄핵 조사 추진을 발표한 직후,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그들(중국)은 협상을 매우 타결하고 싶어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협상 타결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유엔총회 일반 연설에서 자신이 “중국에 의한 무역 남용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은 대규모 시장 장벽, 과중한 국가보조금, 환율 조작 등에 의존한 경제 모델을 채택했다. 나쁜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거친 비판을 쏟아낸지 불과 하룻만에 어조가 확 바뀐 것이다.

제이피(JP)모건의 자산펀더멘털전략 대표 존 노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과정에서 지지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무역협상에 더 유화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낙관론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주식시장도 탄핵 리스크보다는 트럼프의 미-중 무역협상 조기 타결 가능성 발언에 더 관심을 두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해리스파이낸셜그룹 제이미 콕스는 “의회가 탄핵 조사로 교착상태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이번 난관을 타개하고 내년 글로벌 경제 부양을 위해 미-중 협상 조기 타결로 나아갈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베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존 노먼은 또 “하지만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의 재선 무산을 바라면서 공세적으로 돌변해 (협상이)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월스트리트도 투자자도 탄핵 파동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으며, 주식시장을 뒤흔들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유엔 총회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미 의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을 불쑥 언급하며 “(탄핵조사를 주도하고 있는)낸시 펠로시(하원 의장)가 여기에 서명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펠로시는 현재 (나에 대한 탄핵이라는)‘조작된 위기’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조사가 이 협정의 비준을 좌초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거들고 나섰다. 라이트하이저는 “의회에서 이 협정이 통과되지 못하면 미국 경제에 큰 재앙이 될 것이고,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켜 주가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척 그래슬리 공화당 의원(상원 재무위원장)도 “만약 민주당이 탄핵 조사를 앞세워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같은 정책을 지연·무산시킨다면, 이번 탄핵 시도가 모든 미국인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정책을 팽개치고 오직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한 정치공세일 뿐이라는 점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멕시코와 캐나다도 즉각 사실상의 ‘트럼프 우군’으로 등장했다. 이날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0.5% 크게 떨어진 직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3개국 모두에 이해가 걸려 있다.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고 자국 언론에 밝혔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미국 내 당파적 차이를 넘어 협정 비준이 서둘러 이뤄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캐피탈알파파트너스의 분석가 제임스 루시에르는 “이 협정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처해 있다”며 미 의회 비준 확률을 30%로 낮췄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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