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3 15:12
수정 : 2019.11.13 15:52
13일 IEA ‘2019 세계에너지전망’ 보고서 발표
효율개선이 에너지 대응 위한 ‘제1순위 연료’
SUV 선호가 석유소비 하루 200만배럴 늘려
미국 셰일, 2025년 러시아 원유·가스 ‘추월’
글로벌 최종 에너지(석유·전기·가스 등) 소비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는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2040년까지는 그 비중이 석유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가 나왔다.
13일 국제에너지기구가 내놓은 ‘2019 세계에너지전망’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전기 수요 증가세는 석유·가스를 포함한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세보다 두 배가량 더 높다. 세계 각국 정부가 기존 에너지정책에 더해 향후 도입·실행하겠다고 공표한 에너지정책까지 반영한 ‘에너지계획 시나리오’에서 전기는 중국을 위시한 대규모 산업용 모터가 이끌고 가계의 가전·냉방 및 전기차 수요가 이끌고 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나리오’에서 “전기차를 필두로 한 전기는 2040년에 재생에너지 및 수소와 함께 수요 증가로 공급이 부족해지는 에너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기구는 글로벌 최종 에너지소비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2040년까지 석유를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율은 2025년 이후 현저하게 줄어들어 2030년대에 정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항공 등 장거리 수송과 석유화학에서 석유 수요가 여전히 증가하겠지만, 승용차부문 석유 수요는 에너지 효율개선과 전기차 등 연료 전환에 따라 2020년대 말에 정점을 찍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전기차는 유지 비용 등 고려할 때 전통적인 화석연료차에 비해 비용 경쟁력이 곧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차체가 상대적으로 크고 육중한 스포츠실용차(SUV)에 대한 전세계인의 선호가 전기차 부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석유 수요를 추가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실용차는 완전히 전기화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전통적인 스포츠실용차는 중형급 승용차에 견줘 연료 사용량이 주행 1킬로미터당 25% 이상 더 많다. 보고서는 “최근 추세대로 스포츠실용차 인기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석유 소비량은 우리 기구가 전망하는 2040년 글로벌 석유 수요에 더해 하루 200만배럴을 추가적으로 늘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의 에너지 집약도(1단위의 경제활동당 에너지 사용량)로 측정되는 ‘에너지 효율’은 개선이 매우 더디다. 2018년도의 글로벌 에너지 효율 개선은 1.2%로, 2010년 이후의 연간 평균 개선 수준의 절반에 그친다. 에너지기구가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나리오’에서 제시하는 효율 개선 목표치는 연간 3.0%다. 에너지기구는 “각국이 내놓는 새로운 에너지효율 정책도 줄어들고 있고 기존 에너지 효율정책을 강력하게 실행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에너지 효율개선이 세계의 ‘제1순위 연료’라며, 사용 효율개선 방식을 통한 에너지 대응 노력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또 2018년 글로벌 에너지 사용 증가율의 5분의 1은 이상 기온에 따른 것으로 추산했다. 여름철 기온상승에 따른 냉방과 일시 한파에 따른 난방수요 증가가 요인이라는 얘기다.
한편,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이 날로 증가하면서 세계 전체 석유생산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합친 비중은 2000년대 중반 55%에서 2030년에는 47%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셰일(원유·가스) 생산으로 미국은 2030년까지 글로벌 석유생산 증가분의 85%를, 글로벌 가스생산 증가분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5년까지 미국의 셰일 총생산량이 러시아의 전체 원유·가스 생산량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기구는 “이에 따라 원유 수급과 가격에서 시장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기·석유·재생에너지 등 글로벌 에너지 사용에서 추가 효율개선이 이뤄지지 못한 채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2040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이 매년 1.3%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2018년 에너지 수요증가율(2.3%)보다 낮긴 하지만 에너지 관련 지구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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