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이 가장 강한 코로나 바이러스 델타 변이가 8월말까지 유럽 신규 감염자의 90%까지 차지할 것이라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가 23일(현지시각) 경고했다. ‘유로 2020’ 축구 대회가 열리는 독일 뮌헨 경기장에서 진행요원이 1.5미터씩 거리를 두라는 안내판을 들고 있다. 뮌헨/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 가운데 전파력이 가장 강한 델타 변이가 8월말까지 유럽 신규 감염자의 90%까지 차지할 것이라고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가 경고했다. 미국에서도 몇주 안에 델타 변이가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경고는 델타 변이보다 더 위협적인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최대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23일(현지시각)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8월 초 유럽에서 신규 감염자의 80%를 차지하고 8월 말에는 90%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기관은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한 유럽경제지역(EEA) 소속 국가 상황을 점검해 이런 예상을 내놨다.
안드레아 아몬 질병예방통제센터 소장은 “여름철에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백신을 아직 맞지 않은 젊은이 사이에서 이 변이가 극성을 부릴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 기관은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가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알파 변이보다 전염성이 40∼60% 더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의 경고는 영국에서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신규 감염자가 급증세를 보이는 데 이어 러시아도 델타 변이 감염자가 전체의 90%에 달했다고 밝힌 뒤 나왔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독일에서도 이날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비중이 일주일 사이 2배로 늘어 전체의 15%를 차지했다고 ‘로베르트코흐 보건연구소’가 밝혔다.
아몬 소장은 “초기 연구 자료를 볼 때, 백신을 한번만 맞은 사람도 이 변이에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좋은 소식은 백신을 두번 맞아 접종을 완료하면 이 변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2차 접종을 최대한 서두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이날 미국에서 몇 주 뒤면 델타 변이가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에 출연해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이 변이가 지배적인 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백신을 맞아야 할 또 하나의 강력한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델타 변이가 몇달 뒤 지배적인 변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파우치 소장은 이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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