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선구자이자 우익 성향의 괴짜 인물로 평가받는 존 맥아피(75) ‘맥아피 어소시에이츠’ 창업자가 23일(현지시각) 스페인 구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맥아피가 2016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터넷 보안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선구자이자 우익 성향의 괴짜 인물로 평가받는 존 맥아피(75) ‘맥아피 어소시에이츠’ 창업자가 23일(현지시각) 탈세 혐의로 미국 송환을 앞두고 스페인 구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스페인 법원은 이날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맥아피의 미국 송환 결정을 내렸으며, 그로부터 몇시간 뒤 맥아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카탈루냐 지방 정부가 밝혔다. 지방 정부는 법원이 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테네시주는 맥아피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00만달러(약 45억원) 이상을 탈세했다고 기소했으며, 맥아피는 지난해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체포돼 그동안 수감되어 있었다. 스페인 법원은 이날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탈세 혐의만 인정하면서 그의 미국 인도를 결정했다.
맥아피는 법정에서 자신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송환 결정을 막지 못했다. 그는 이 결정에 대해 항고할 수 있었으며, 최종 결정은 스페인 내각의 동의 절차까지 필요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1945년 영국 글로스터셔에서 태어난 맥아피는 1987년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회사 ‘맥아피 어소시에이츠’를 창업했다. 그는 1990년대 초 자신의 회사 지분을 매각한 이후 기행에 가까운 생활로 주목과 논란의 인물이 됐다. 2016년 미 자유당 대선 후보 토론에 참여하는 등 대통령 선거에 두번 출마했으며, 요가 관련 활동과 초경량 비행기 개발 시도, 약초 개발 등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그는 2012년 중남미 벨리즈에서 살인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고, 2019년에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중화기로 무장한 채 요트 여행을 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한 인터뷰에서 “총을 지니고 있어야만 안심이 된다”고 밝히기도 한 멕아피는 이밖에도 미국과 중남미에서 여러가지 혐의로 법정 소송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암호화폐(가상자산) 확산을 위한 자문·홍보 활동에 적극 나섰으며, 테네시주의 탈세 혐의 기소도 그의 암호화폐 관련 활동 문제 때문이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