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6%에 달하는 등 물가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멕시코 중앙은행이 24일(현지시각)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멕시코시티의 창고형 대형 매장 모습.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가 24일(현지시각) 예상을 깨고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18년 12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 분석가들의 금리 동결 예상을 깨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멕시코의 소비자 물가는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6.02% 상승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어 “물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 기대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통화 정책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멕시코는 2018년 12월 금리를 8.25%까지 올린 이후 2019년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12차례 금리를 내린 바 있다. 멕시코의 깜짝 금리 인상 이후 멕시코 페소의 달러 대비 가치는 2% 가량 상승했다.
경제 분석가 호엘 비르겐은 “이번 조처는 최선의 대응은 아니지만, 물가 상승 기대 심리를 묶기 위해 불가피한 조처”라고 평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알베르토 라모스 분석가는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지 않았지만 이를 배제하지도 않았다”며 “물가 상승 기대 심리 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적 정책 가능성 등에 따라 멕시코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3월에 경제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이후 4월에도 회복세를 보였으며, 이런 회복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 기관 에스앤드피(S&P)는 이날 멕시코 경제가 미국의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올해 5.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내년에도 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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