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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이폰 뚫는 이스라엘산 해킹 도구…50개국 1천여명 사찰했다

등록 2021-07-19 09:14수정 2021-07-20 02:47

국제 언론 공동 취재 결과, 50개국에서 확인
테러 대응 등 위해 정부에만 파는 ‘페가수스’ 이용
암살당한 사우디 언론인 약혼녀도 해킹당해
이스라엘 기업 ‘엔에스오(NSO) 그룹’의 해킹 도구 ‘페가수스’가 전세계 50개국 1천여명의 기자, 활동가, 정치인 사찰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제 언론 공동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기업 ‘엔에스오(NSO) 그룹’의 해킹 도구 ‘페가수스’가 전세계 50개국 1천여명의 기자, 활동가, 정치인 사찰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제 언론 공동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기업 ‘엔에스오(NSO) 그룹’의 해킹 도구 ‘페가수스’가 전세계 50개국 1천여명의 기자, 활동가, 정치인 사찰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제 언론 공동 보도가 18일(현지시각) 나왔다.

프랑스 파리의 비영리 언론 조직 ‘금지된 이야기들’(포비든 스토리스)은 미국 <워싱턴 포스트> 등 전세계 17개 언론사와 공동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테러범 등 심각한 범죄자 추적용으로만 판매된다는 해킹 도구 페가수스가 언론인 등을 사찰하는 데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지된 이야기들’은 페가수스를 이용하는 정부 기관들의 사찰 표적으로 추정되는 전화번호 5만개를 확보해, 17개 언론에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언론들은 실체 파악에 나서, 이 중 해킹 표적이 된 50개국의 1천여명을 확인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들 중 189명은 언론인이며, 85명의 인권 운동가, 65명의 기업인, 600명 이상의 정치인과 정부 관리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해킹의 표적이 된 언론인 가운데는 미국의 <시엔엔>(CNN),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소속 언론인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카타르에 본부를 둔 위성 방송 <알자지라>,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 프랑스 <르몽드> 기자도 해킹 표적이었다.

이런 보도에 대해 엔에스오 그룹은 “계약 문제와 국가 안보 우려 때문에, 고객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언론의 공동 취재를 통해 바레인,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멕시코, 헝가리, 아제르바이잔, 토고, 르완다 등의 정부 기관이 이 회사의 고객으로 확인됐다고 ‘금지된 이야기들’은 주장했다. 이 단체는 “많은 정부 기관은 언론인, 인권 운동가, 정치적 경쟁자, 심지어 정부 지도자를 주저 없이 해킹 표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금지된 이야기들’은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기술 지원을 통해 표적이 된 언론인 가운데 67명의 스마트폰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페가수스 해킹 도구에 감염됐거나 감염 시도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 소유 스마트폰도 있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언론인 등에 대한 해킹이 구체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자사 고객들이 페가수스를 인권 탄압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엔에스오 그룹의 약속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번 보도가 중요한 자료를 잘못 해석했을 뿐 아니라 가정에 결함이 있고 사실 관계에도 오류가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엔에스오 그룹은 2010년 설립된 이스라엘 기업이며, 2015년에 1억5천만달러(약 16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페가수스 해킹 도구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침투해 정보와 통신 내용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앞서, 15일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시민연구실은 또다른 이스라엘 기업 ‘칸디루’의 해킹 도구를 이용해 적어도 10개 나라 정부가 기자나 활동가 등 100여명을 해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해킹 도구를 판매하는 민간 보안 관련 기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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