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 급증하면서 미 고위 보건당국자가 대유행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다시 공공 건물 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고 나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거리에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미 고위 보건당국자가 대유행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비베크 머시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이날 <시엔엔>(CNN) 방송에 출연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감염이 증가하고 있어 앞날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머시 단장은 이어 “백신을 맞으면 병원 입원과 사망의 위험으로부터 아주 잘 보호받겠지만, 접종하지 않으면 불행히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시 단장은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99.5%가 백신 미접종자라며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을 벗어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최근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주 확진자는 2주 사이 1만7천여명 늘었으며, 이는 지난해 가을 이후 최대 상승세라고 <에이피>는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보면, 16일 기준 미 확진자는 7만9310명으로, 그 전 일주일의 하루 평균 확진자의 3배에 달했다.
현재 미국에서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인구는 1억8600만명이며, 접종 대상자 중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이는 9000만명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일부 지역에서는 다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네바다주의 지난 2주 사이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50개 주 가운데 5번째로 나타나자,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은 직원들에게 다시 마스크를 쓰도록 조처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도 지난 주말부터 모든 공공 건물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실시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도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공공 건물 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이와 대조적으로 앨라배마주는 코로나19 감염자의 병원 입원이 한달 사이 2배 이상 늘었지만 여전히 방역 규칙 재도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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