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각) 북한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고 거듭 밝히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의 25~26일 방중 때 북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 관계(미-중 관계)는 주로 경쟁에 기반한 관계로, 적대적인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요소도 있을 것”이라며 “이해관게가 일치하는 경우 우리는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후와 관련해 얘기해 왔고 아프가니스탄 관련해서도 가능성을 두고 얘기해왔다”며 “또 북한과 관련해서도 그 같은 얘기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이 그 지역을 넘어 위협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으며, 북한에서 인도주의적 재앙이 잠재적으로 펼쳐지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며 “북한에 관한 한 우리가 어느 정도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말해도 무방하며, 우리가 그것을 모색할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북한 문제 또한 하나의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시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에 열려있고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의 뼈대를 공개하고, 북한에 대화를 제안해둔 상태다. 하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미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이 25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방문해 톈진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셔먼 부장관은 올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미국 인사다.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 중국 방문이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하기 위한 솔직한 의견교환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 “셔먼 부장관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영역과 중국의 행동이 심각한 우려를 낳는 영역에 대해 (중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무역, 인권, 첨단기술, 사이버 해킹 등 미-중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셔먼 부장관의 방중은 향후 두 나라 외교장관 회담을 거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밑작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중 정상회담은 성사될 경우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 쪽은 셔먼 부장관의 방중이 “미국 쪽의 요청에 따라 성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셔먼 부장관이 셰펑 외교부 부부장과는 ’회담’을, 왕이 외교부장과는 ’면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전날 밤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문답 형식으로 올린 관련 자료에서 “중국은 미국 쪽에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중국의 주권과 안전, 개발 이익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밝히는 한편 내정간섭과 중국의 이익을 손상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미국 쪽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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