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25일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차들이 침수된 도로를 빠져나가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 대홍수로 100여명의 인명 피해가 난 지 열흘 만인 25일 영국 런던과 주변 지역에서도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26일에도 비가 더 올 것으로 예고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25일 런던 지역의 폭우로 많은 도로가 침수되고 8개 지하철역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런던에서는 몇시간 만에 300건의 홍수 관련 신고가 들어왔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소방청이 밝혔다.
기상청은 런던과 주변 지역에서 한시간 만에 20~30㎜의 비가 내렸고, 켄트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한시간 동안 48.5㎜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런던 주변을 포함한 남부 잉글랜드 5곳에 홍수 경보를 내리는 한편 잉글랜드 남부와 웨일스 등 19개 지역에 홍수 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남동부 잉글랜드 일부 지역에서 75~10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고했다. 100㎜에 달하는 강수량은 7월 한달 평균 강수량의 거의 2배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침수된 도로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왔다. 동부 런던 지역 월섬스토의 한 주민은 침수 위험에 처한 버스 사진을 올리면서 “도로가 아니라 운하 같다”며 “발목까지 물이 차, 인도로 걸어 다니는 게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런던에서 태어나 계속 살고 있는데, 이런 도로 침수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공공 병원을 운영하는 국립보건서비스(NHS)는 런던 동부 휩스크로스 병원과 뉴엄 병원이 침수된 이후 긴급 대응에 나섰다. 런던 북쪽의 하트퍼드셔주에서 열린 음악 축제도 폭우로 취소됐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한편, 지난 14~15일 대홍수 피해를 겪은 벨기에 디낭 지역에 이날 또다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방송은 비로 무너져내린 돌더미들이 길거리로 흘러 내려가는 모습 등을 전했다. 대홍수 피해를 겪은 독일 서부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렸으나 홍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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