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감당 어려울 정도” 미국 곳곳 다시 마스크 의무화

코로나19 다시 증가하면서 샌프란시스코 등도 동참
기업들도 백신 접종 요구 등 방역 지침 속속 강화

미국 루이지애나주, 샌프란시스코시 등이 다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처를 취한 가운데 뉴욕시 지하철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빠르게 늘면서 루이지애나주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기업들도 방역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한 루이지애나주는 2일(현지시각)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5살 이상 주민들에게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벤 에드워즈 주지사는 확진자가 많아지고 병원 입원자도 늘면서 “병원들의 환자 처치 능력이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주변의 6개 카운티들도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갔다. 샌프란시스코의 임시 보건 책임자 나베나 보바 박사는 이번 조처가 일시적이라면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델타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처”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도입한 지역들은 로스앤젤레스, 워싱턴디시(DC), 애틀랜타, 마이애미, 세인트루이스 등이다. 시카고 시 정부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많은 기업들도 방역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구글, 월마트, 월트디즈니 등이 직원과 고객에 대한 방역 지침을 최근 강화한 데 이어 유통업체 타겟도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지역의 고객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식당이나 주점 등도 잇따라 방역 지침을 강화하고 있다. 뉴욕시 식당들과 술집의 연합체인 ‘유니언스퀘어 접객 그룹’은 모든 직원과 고객들에게 9월7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칠 것을 요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술집 300여개의 연합체도 비슷한 조처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은 백신 접종을 강요하면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둘 것을 우려해 더 강한 방역 지침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의 최근 조사를 보면,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할 의사가 있는 고용주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육체 노동을 하는 직원이 많은 기업들이 특히 백신 접종 의무화를 꺼리고 있다. 육류 가공업체 타이슨푸드는 지난 2월부터 직원 대상 백신 접종을 실시해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가 백신을 맞게 했지만, 나머지 직원들에게 접종을 강제할 계획이 없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월마트와 아마존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도 시급 노동자들에게는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대신 백신을 맞으면 상여금을 주는 식의 보상책만 시행하고 있다.

한편, 미국 성인 중 백신을 1차례 이상 맞은 사람 비율이 이날 70%를 넘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7월4일까지 1차 접종률 7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목표 달성까지는 이보다 한달이 더 걸렸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