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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인도 최하층 ‘달리트’ 소녀 성폭행·살해…가족 동의 없이 화장까지

등록 2021-08-04 11:55수정 2021-08-04 14:37

델리 부근 화장장서 9살 소녀 성폭행·살해 당해
가족·시민들 200여명 시위 “남성들, 사형해야”
2018년 4월18일 인도 10대 소녀 성폭행 사건에 항의하는 인도 여성들. AP 연합뉴스
2018년 4월18일 인도 10대 소녀 성폭행 사건에 항의하는 인도 여성들. AP 연합뉴스
인도에서 9살 최하층민 소녀를 집단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인도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최하층민 여성에 대한 성폭행이 빈번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인도 현지 언론인 <힌두스탄 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등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인도 델리 남서부 지역 임대주택에 사는 9살 소녀는 집 근처 화장장에 설치된 물냉각기로 물을 길러 갔다가 사망했다. 화장장 쪽 직원들은 소녀의 부모를 불러, 소녀가 냉각기에서 물을 긷다가 전기에 감전돼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남성들이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녀와 부모는 달리트(불가촉천민) 계층으로, 아직 잔존하는 인도 카스트 제도 계층 중 최하위에 속한다.

남성들은 가족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소녀의 시신을 화장하기까지 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그들은 우리의 동의도 없이 딸을 화장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집으로 돌아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돈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델리 경찰은 곧 화장장의 사제(55)와 직원 등 4명의 남성을 성폭행, 살인, 어린이 성보호법 위반, 협박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달리트 계층 보호를 위해 제정된 ‘지정 카스트·지정 부족 보호법’(SC/ST Act)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가족들과 여성단체 회원 등 200여명은 델리 시내에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건 발생 사흘 째인 3일 소녀의 아버지는 “우리는 그들이 교수형에 처해지길 원한다”며 “딸의 죽음에 대한 정의가 이뤄질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바라보는 인도인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인도는 1950년 제정된 인도 헌법에서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금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고, 2억명에 이르는 최하층 계급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 특히 최하층 계급 여성에 대한 성폭행 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해,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해 본인 방어가 어렵고 신고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 전 대표인 라훌 간디는 본인 트위터에 “달리트의 딸도 나라의 딸”이라고 적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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