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안정을 위한 조처인 국채 등 자산 매입을 이르면 11월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 모습.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제 회복세가 계속되는 걸 전제로 3개월 뒤부터 국채 등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준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내리고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매입을 지속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말 자산 매입 축소의 전제 조건으로 평균 2%의 물가상승률과 최대 고용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연준의 일부 인사들은 최근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금리 상승을 용인할 자산 매입 축소 일정을 옹호하고 나섰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9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전까지 자산 매입 축소에 필요한 고용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주 “아마도 올해 중 ‘상당한 추가 진전’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개시장위원회가 이르면 11월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2013년의 경우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를 발표하자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혼란이 촉발됐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실업률도 당시보다 훨씬 낮으며 물가 상승 속도도 더 빠르다. 특히, 미국 집값의 급등세가 그치지 않는 등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 압박이 상당하다.
하지만 일부 연준 인사들은 아직은 인내할 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10월 초에 나올 9월 고용 지표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11월 자산 매입 축소 결정이 나오기 어렵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경제 상황을 볼 때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일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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