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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난민·테러’ 걱정 커지는 국제사회

등록 2021-08-17 16:18수정 2021-08-18 11:30

`미국이 돌아왔다? 집으로 갔다' 비판
리더십 상처난 미 `신뢰 상실' 우려
유럽 장관회의, 아프간 난민 대책논의
중·러, 이슬람 극단주의 대응 골몰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16일 카불 공항의 멈춰진 비행기에 올라타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16일 카불 공항의 멈춰진 비행기에 올라타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치하로 돌아가면서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에서 각양각색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국제 사회의 신뢰 상실을 우려하고, 유럽은 대규모 난민 발생 가능성을 걱정한다. 지리적으로 아프간과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는 테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국, 국익 챙기려다 리더십 상처 우려

아프간 철수를 밀어붙인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탈레반이 예상외로 빠르게 정권을 점령하면서 안팎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언제든, 어떤 문제든 손을 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제 사회에 대한 미국의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주의 수호라는 중대한 임무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영국의 전 국제개발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는 “미국의 군사 능력만큼이나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는 미국의 역할이 다시 위태로워졌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첫 일성이었던 ‘미국이 돌아왔다’는 구호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집으로 돌아갔다’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비판에 “국가 재정과 병력 손실을 막는 게 국익”이라며 맞서고 있다. 그는 16일(현지시각)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 20년 동안 막대한 재원을 퍼부었으나 효과가 없었다”며 “아프간군이 하지 않는 것을 미군에 하라고 명령하는 것은 틀렸다”고 말했다.

유럽, 막대한 난민 발생 우려

유럽은 탈레반의 아프간 복귀 이후 대규모 난민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유럽은 2015년 시리아 내전 등 중동에서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막대한 난민 유입이 이뤄져 홍역을 앓았다.

아프간 국민들은 2000년대 들어 수백 만명이 국경 서쪽을 넘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선진국을 향했다. 지난해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그리스 레스보스섬 난민캠프의 난민(1만3천명) 중 80%(1만명)가 아프간 출신이었다. 이들은 여러 달 동안 파키스탄, 이란, 터키 등 4700㎞를 이동해 그리스에 도착했다.

유럽연합(EU)은 18일 내무장관회 의와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난민 대책을 논의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18일 각료회의를 열고, 아프간 난민의 이동 양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는 “파키스탄을 비롯해 이웃 국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유엔난민기구와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과 논의해 아프간 구조작전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길목 국가인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우리는 이란을 통한 아프간 이민자 유입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고, 반난민 정책을 추구하는 오스트리아는 15일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을 강제로 추방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신장 불안 더커질까 우려

아프간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는 테러 발생을 우려한다. 특히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독립운동 세력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을 관리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아프간에 들어선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탈레반 정부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아프간의 국경이 91㎞에 불과하지만, 두 세력이 힘을 합칠 경우 자칫 중국을 뒤흔드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탈레반 대표단을 만나는 등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8일 톈진에서 탈레반 대표단을 만나 협조를 부탁한 것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6일치 사설에서 “중국은 아프간의 조속한 평화 정착과 재건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을 우려하는 러시아도 탈레반의 귀환에 적극 대비해왔다. 탈레반 대표단이 지난 3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8일에도 탈레반 쪽 협상단이 모스크바를 찾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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