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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이티 범죄조직, 지진 피해자 치료하던 의사까지 납치

등록 2021-08-20 11:05수정 2021-08-20 11:13

산부인과 의사 납치당하며 산모와 태아 사망
지난해부터 몸값 노린 중산층 대상 납치 극성
아이티 범죄조직들이 강진 피해자 치료를 맡던 의사들까지 납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진 피해가 집중된 레카이에서 한 아동이 치료를 받고 있다. 레카이/AP 연합뉴스
아이티 범죄조직들이 강진 피해자 치료를 맡던 의사들까지 납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진 피해가 집중된 레카이에서 한 아동이 치료를 받고 있다. 레카이/AP 연합뉴스

강력한 지진으로 1만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이들을 치료하던 의사들이 납치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2명의 의사가 납치됐고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병원 한 곳이 이틀 동안 긴급하지 않은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납치당한 의사 중 한명은 아이티에 몇명 없는 정형외과 의사이며, 지진 피해로 정형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 48명 중 45명이 그가 근무하는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이 병원 관계자가 말했다. 이날 납치된 또다른 의사는 긴급 제왕 절개 수술을 앞둔 산부인과 의사이며, 처치가 늦어지면서 수술을 받으려던 여성과 태아가 목숨을 잃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이티 비영리 민간 병원 네트워크 설립자인 로날드 라로슈는 “납치범들에게 분노한다”며 “그들 때문에 산모와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고 개탄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주변 지역에는 무장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난 14일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뒤 구조대가 재해 현장으로 이동하는 걸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납치가 이들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라로슈는 몸값을 노린 납치 범죄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티에서는 지난해부터 몸값을 노린 납치가 크게 늘었으며, 납치범들이 주로 노리는 대상은 몸값을 낼 여력이 있는 중산층이다. 교사, 공무원, 성직자, 소규모 자영업자 등은 개인 경호원을 고용할 만큼 부자는 아니지만 몸값을 낼 수는 있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다.

유엔 통계를 보면, 지난해 공식 신고된 납치 건수가 234건으로 2019년보다 3배 가량 늘었다. 보복을 우려해 신고하지 않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납치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에 프랑스인을 포함한 가톨릭 사제와 신자 등이 납치된 바 있다. 지난 1월 길에서 놀던 5살짜리 딸을 납치당한 여성은 라디오방송을 통해 4천달러(약 450만원)의 몸값을 모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납치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자 정부가 강력 대응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납치 범죄는 줄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 남서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지금까지 2189명이 숨지고, 1만2268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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