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유럽연합은 30일(현지시각) 미국을 여행 안전 국가에서 제외하고 미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자가격리 등의 규제를 회원국에 권고했다. 시실리/EPA 연합뉴스
미국의 일주일 평균 일일 코로나19 감염증 입원 환자가 10만명을 다시 넘긴 가운데 유럽연합이 미국을 ‘여행 안전 국가’에서 두 달 만에 제외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30일(현지시각) 미국, 이스라엘, 코소보, 레바논,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등 6개국을 여행 안전 국가에서 제외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럽연합의 이번 결정은 27개 회원국 공동의 행동을 위한 권고안이며, 최종 결정은 개별 국가의 판단에 따르게 된다.
이번 조처는 유럽연합이 지난 6월 미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의 입국 제한을 해제한 지 두 달 만에 제한을 원상복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필수적인지 않은 사유로 유럽연합에 들어오는 미국 여행객은 코로나19 검사나 자가격리 조처 등의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유럽연합이 승인한 4종의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발 여행객은 여전히 자유로운 입국이 가능하다.
회원국 가운데 독일과 벨기에는 이미 미국을 ‘적색 국가’에 포함시켜 코로나19 검사와 격리조처 의무화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미국을 안전한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유럽연합이 여행 안전 국가로 분류한 나라는 캐나다, 일본, 한국, 뉴질랜드 등 17개 국가로 줄었다.
한편, 일주일 평균 미국의 하루 코로나19 감염증 입원 환자가 지난주 10만명을 넘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29일 기준 일주일 평균치의 일일 입원 환자가 10만357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겨울 수준이다. 미국의 입원 환자는 지난해 12월 초 하루 평균 10만명을 넘긴 뒤 올해 1월 초 13만7천명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2월 초에 들어서면서 다시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당시는 대다수의 미국인이 백신을 접종하기 전이었다.
신문은 지난 한달 동안 전국 병원 집중치료 시설의 20%에서 입원 환자가 수용 용량의 95%를 넘는 포화 상태를 겪었으며, 앨라배마주 등 남부 지역의 치료 시설 부족이 특히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렇게 입원 환자가 늘면서 일주일 평균 하루 사망자도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천명을 넘겼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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