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 19대의 비행 경로. 대만 국방부 자료 갈무리
중국이 9월 들어 거의 매일 ‘전략 폭격기’를 포함한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으로 보내 공중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5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훙-6(H-6) 폭격기를 포함한 19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의 대만 본섬과 둥사군도 사이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행에는 잠수함 탐지 능력을 갖춘 초계기인 윈-8(Y-8) 1대, 젠-16(J-16) 전투기 10대, 수호이-30(SU-30) 전투기 4대, 훙-6 폭격기 4대가 참여했다고 대만 <중앙통신>(CNA)이 보도했다. 이 중 훙-6 폭격기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중국의 주력 전략 폭격기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9월 들어 지난 2일을 제외하고 매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으로 군용기들을 비행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대만 공군이 군용기를 긴급 발진시켜 중국 공군의 비행을 감시하는 한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주요 7개국(G7)이 영국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대만 해협의 안정’을 언급한 직후인 지난 6월15일 28대의 군용기를 대만 인근 상공으로 보낸 바 있으며, 이날의 비행은 그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중앙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군사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비행이 일상적인 훈련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이번 훈련은 대만이 최근 중국군을 겨냥해 군비 증강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군과 대만군의 전력 격차가 아주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달 22일 중국 본토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제조 능력 증강이 필요하다며 2천억대만달러(약 8조4천억원)의 특별예산 배정을 요구한 바 있다. 중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군의 대만 인근 훈련은 1년 전부터 일상적인 것이 됐다”며 “훈련에 참가하는 군용기의 규모는 필요에 따라 변경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최근 해안 방어를 위한 하푼 지대함 미사일을 추가 구매하기로 하고 예산을 애초보다 189억대만달러 많은 866억대만달러(약 3조6천억원)로 편성했다고 <중국시보>가 보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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