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이 12일(현지시각)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뒤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루앙/AFP 연합뉴스
안 이달고(62) 프랑스 파리 시장이 12일(현지시각)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페인 이주민 출신인 이달고 시장은 프랑스 전통 좌파 정당인 사회당 소속으로, 2014년부터 파리 시장직을 지키고 있다. 그는 첫 여성 파리 시장이다.
이달고 시장은 이날 프랑스 북서쪽의 사회당 집권 지역 루앙에서 출마 연설을 하면서 저탄소 친환경 경제 촉진과 교육·주거·보건 예산 확충을 내세웠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달고 시장은 “나는 프랑스의 모든 어린이들이 (스페인 이주민인) 내가 누렸던 기회를 똑같이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달고의 아버지는 스페인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했으며 그의 어머니는 재봉 일을 했는데, 1950년대 스페인 경제가 어려워지자 프랑스 리용으로 이주했다.
이달고 시장은 파리 시내 자동차 주행 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 때문에 찬반 양극단의 반응을 얻고 있는 그는 이달 하순 사회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분열된 좌파 세력을 다시 결집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고 <아에프페>는 지적했다.
내년 4월10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은 현직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의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마크롱과 르펜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20~24% 수준의 지지율로 각각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달고 시장의 지지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회당 또한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얻었지만, 중앙 정치 무대에서는 몰락한 상태다.
한편, 이달고 시장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 마린 르펜은 프랑스 남부 프레쥐스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는 등 선거운동에 본격 나섰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르펜은 이날 프랑스 내 일부 과격 이슬람교도들을 겨냥해 “탈레반화한 프랑스의 일부 지역을” 청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