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헐리우드에서 열린 에반더 홀리필드와 비토 벨포트의 복싱 경기 해설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 60%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의 지도자로 인정했지만, 2024년 대선 재출마에 대해선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시엔엔>(CNN)은 여론조사기관 에스에스아르에스(SSRS)에 의뢰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미국 성인 2119명을 상대로 온라인과 전화로 조사한 결과를 12일(현지시각) 공개했다. 그 결과 공화당 지지층과 공화당 성향 무당층 가운데 63%가 트럼프가 공화당이 지도자여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대 의견은 37%였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선 재출마에 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트럼프가 후보가 되면 정권 탈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응답한 이는 51%, ‘다른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게 정권 탈환에 더 낫다’는 대답이 49%였다. 트럼프 재임 시절인 2019년 조사에선 공화당 지지층 가운데 약 4분의 3이 ‘다른 정치인이 아닌 트럼프가 2020년 대선 후보가 되는 게 낫다’고 응답했었다.
공화당 지지층 안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는 균일하지 않았다. 대학 학위가 없는 이들은 69%가 트럼프가 당의 수장이 돼야 한다고 답한 반면, 학위 소지자는 49%만 이에 동의했다.
트럼프는 2024년 대선 출마에 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공화당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9·11 테러 20주년인 지난 11일 낮 뉴욕 맨해튼을 깜짝 방문해 소방관·경찰관을 만나고 밤에는 플로리다에서 에반더 홀리필드와 비토 벨포트의 복싱 경기 해설에 나서는 등 대중 노출을 이어갔다. 지난 1월 퇴임 뒤 오하이오, 플로리다, 앨라배마에서 대규모 유세를 한 그는 오는 25일에는 조지아, 다음달 9일에는 아이오와를 방문할 예정이다. 조지아는 그가 지난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곳이고 아이오와는 대선 때마다 첫 후보 경선이 열리는 곳이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선 2024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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