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29일 본인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굿바이 복싱.”
내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한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은퇴를 선언했다.
29일 <에이피>(AP) 통신 등은 파퀴아오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14분짜리 영상을 통해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파퀴아오는 영상에서 “복싱 글러브를 내려 놓으며 전 세계, 특히 매니 파퀴아오를 응원해준 필리핀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퀴아오는 26년 간 12차례 세계 타이틀을 차지한 전설적인 선수로, 통산 72전 62승 8패 2무를 기록했다. 62승 가운데 케이오(KO)로 이긴 게 39번, 판정으로 이긴 게 23번이다.
그의 마지막 경기는 지난달 22일 현 더블유비에이(WBA) 웰터급 챔피언 요르데니스 우가스와의 슈퍼웰터급 경기로 0-3으로 판정패했다.
그는 복싱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파퀴아오는 “(복싱이) 나의 삶을 바꿔줘서 고맙다. 우리 가족이 절박할 때 너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고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줬다”며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고, 많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무대는 내년 5월 필리핀 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상원의원인 파퀴아오는 최근 집권당 ‘피디피(PDP)라반’ 내 자신이 이끄는 분파의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대선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가르피오 다바오 시장이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라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여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출마할 수 없지만 다른 선출직에는 출마할 수 있어, 그가 딸과 함께 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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