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리아 레사가 8일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메트로 마닐라 타기그시 자택에서 기뻐하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노벨상의 남성 편중 현상과 관련해, 노벨상을 수여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성이나 인종에 따라 (상을) 할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각) <비비시>(BBC) 방송은 고란 한손 스웨덴 왕립과학원 사무총장이 노벨상을 “성이나 인종에 따라 할당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노벨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이토록 적다는 점은 슬프다”면서도 “이는 불공평한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1901년 제정된 이후 현재까지 노벨상을 받은 975명 중 여성은 58명에 불과하다. 프랑스 과학자 마리 퀴리가 물리학과 화학 분야에서 두 차례(1903년, 1911년) 수상해 여성은 총 59차례 수상했다. 올해 여성 수상자는 한명으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동안 노벨상은 수상자가 백인 남성들에 집중돼 있어, 성별·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난해 여성 네명이 노벨상을 받으며, 이전 최다 기록인 2009년 다섯명에 근접했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올해 여성 수상자가 한명 나와, 여성 수상자가 없었던 2016년과 2017년보다는 기록이 나아졌다”며 “하지만 올해 기록은 지난 10년간의 평균치를 밑돈다”고 지적했다.
한손 사무총장은 과거와 비교해 더 많은 여성이 인정받는 추세로 그 수는 “매우 낮은 수준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더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후보로 지명되도록 할 것이며 위원회에도 여성을 계속해서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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