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새 장갑에 핏자국이…” 중고 장갑 수입에 미국 발칵

등록 2021-10-25 12:26수정 2021-10-25 13:22

코로나19로 개인보호장비 수요 급증 와중에
사용한 니트릴장갑, 새것으로 둔갑해 미국으로
타이 업체에서 2억장 이상 유입돼
미·타이 당국 조사중…CNN “얼마나 쌓였을지 몰라”
지난해 12월 타이 당국이 방콕 근교의 한 창고를 급습했을 때 적발한, 더러운 중고 니트릴 장갑들이 통에 잔뜩 담겨있는 모습. <시엔엔>(CNN) 누리집 갈무리.
지난해 12월 타이 당국이 방콕 근교의 한 창고를 급습했을 때 적발한, 더러운 중고 니트릴 장갑들이 통에 잔뜩 담겨있는 모습. <시엔엔>(CNN)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개인보호장비 수요 급증을 틈타, 중고 의료용 장갑이 새것으로 둔갑해 미국으로 대량 수입됐다고 <시엔엔>(CNN)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수입 기록과 미국 내 배급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수천만개의 위조·중고 니트릴 장갑이 타이(태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니트릴은 라텍스, 비닐과 함께 일회용 장갑의 대표적 소재 중 하나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 수요가 폭증하면서 니트릴 장갑도 구하기 힘들어졌다. 이 장갑은 천연 고무를 소재로 하는 제품의 특성상, 동남아 지역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개인보호장비 조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수입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했는데, 이로 인해 위조·중고가 버젓이 새것처럼 뒤바뀌어 미국에 더 쉽게 유입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사업가인 타렉 커센은 지난 연말 ‘패디 더 룸’이라는 타이 회사에서 200만달러 어치의 장갑을 주문해 미국 내에 판매했다가 구매자들로부터 “당신 때문에 우리 망했다”는 항의를 받았다. 그가 마이애미 항구에 가서 타이에서 온 두번째 컨테이너를 열어보니 이미 사용된 장갑들이었다. 그는 “씻어서 재활용된 장갑들이었다. 일부는 더러웠고, 핏자국도 있었으며, 2년 전 날짜 표시가 있는 것도 있었다.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커센은 국내 고객들에게 환불해주고 식품의약국에 신고했다.

역시 이 업체에 속아 270만달러 어치를 주문했던 루이스 지스킨은 “이런 회사들이 블랙리스트에 안 올라있다는 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시엔엔>은 수입 기록을 보면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업체들이 타이의 이 회사에서 약 2억장의 니트릴 장갑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미국의 한 회사는 베트남 업체로부터 빛깔이 서로 다르거나 찢어지는 등 중고 장갑을 받았다고 밝혔다. 장갑 판매 업체들은 안전한 것처럼 품질 증명서를 첨부했으나, 이 또한 위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갑들이 미국 항구에 도착한 뒤 어떻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며, 최종 목적지에 닿기 전까지는 위조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미 식품의약국은 지난 8월 미국의 항만들에 타이의 ‘패디 더 룸’에서 오는 물건은 압류하고 있으라고 지시했다. 국토안보부 또한 이 업체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타이 당국도 지난해 12월 해당 업체를 급습하고, 이 사안을 조사중이다.

하지만 <시엔엔>은 기준 미달의 니트릴 장갑이 몇만장이나 더 미국 항구의 창고들에 쌓여있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