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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물가 추월 ‘임대료’ 제한”…스페인, 임대업 사모펀드에도 ‘재갈’

등록 2021-11-15 15:41수정 2021-11-15 16:00

5년간 임대료 40% 상승에 좌파연립 정부 규제 입법
내년 상반기까지 입법 절차 완료 예정
스페인 좌파 연립정부가 대형 주택 임대사업자의 임대료 인상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드리드/EPA 연합뉴스
스페인 좌파 연립정부가 대형 주택 임대사업자의 임대료 인상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드리드/EPA 연합뉴스

세계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가 민간 임대사업자의 주택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법 제정에 나섰다.

스페인 좌파 연립 정부가 민간 주택 임대사업자의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고 집을 임대하지 않고 비워두면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 임대업 규제 법안을 마련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법안은 집 임대료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는 지역의 경우, 지방 정부가 임대료 인상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임대료 제한 대상은 주택을 10채 이상 보유한 민간 임대업자다. 또 빈 집을 임대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고, 임대료를 인하하는 소규모 업자에게는 세금 혜택도 줄 수 있도록 했다. 공공 주택을 민간 업자에게 매각하는 걸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입법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주택 임대 사업에 진출한 민간 금융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주택 임대료가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의 집 임대료는 지난 5년 동안 40%가량 상승했다. 스페인의 평균 집 임대료는 2015년 7월 1㎡당 6.7유로(약 9천원, 1평당 약 3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 4월 11유로까지 치솟았다. 그 뒤 약간 떨어졌지만 지난 9월 현재 10.1유로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 법안은 연립 정부에 참여한 좌파 정당 ‘포데모스’가 적극 추진한 것이다. 이 당 소속인 이오네 벨라라 사회부 장관은 “대형 펀드들이 주택 시장에서 투기를 하려고 틈새를 파고 들었다”며 “이제 여기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또 “사람들이 집에서 쫓겨나거나 수입의 30% 이상을 집값으로 내야 할 만큼 높은 임대료를 유지한 채 대형 업체들이 계속 사업을 하게 둘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2012~2013년 금융 위기로 금리가 치솟으면서 주택 임대 수요가 크게 늘었다. 2010년 전체 주택 가운데 10%에 못미쳤던 임대 주택 비율이 현재는 최대 20%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민간 금융 업체의 주택 시장 진출도 활발해졌다.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2013년 수도 마드리드의 공공 주택 1860채를 사들인 이후 계속 투자를 확대해, 현재 스페인 최대 민간 주택 임대업체로 자리잡았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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