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계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원. 딜리버리히어로 제공
독일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한국의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는 등 세계로 영역을 넓힌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원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독일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이로써 이 회사의 두번째 자국 시장 정착 시도도 실패로 끝났다.
딜리버리히어로는 22일(현지시각)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의 6개 도시에서 ‘푸드판다’라는 브랜드로 제공하던 음식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베를린에서만 소규모 시험적 서비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사업을 시작한 일본 자회사도 내년 1분기 안에 매각하거나 폐쇄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 회사의 독일 서비스 철수는 지난 5월 사업을 재개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단행됐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최고경영자는 “(독일과 일본의) 푸드판다 팀이 뛰어난 실적을 보여줬지만, 두나라에서 우리 생태계에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게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원 확보 비용까지 늘어난 점이 주된 철수 이유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2011년 창업한 이 회사는 2019년 독일 내 서비스를 네덜란드계 ‘저스트 잇’ 그룹에 매각하고 외국 시장에 집중했다. 저스트 잇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딜리버루’ 등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독일 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계 우버, 핀란드계 월트 등이 잇따라 독일 시장에 새로 진출하면서 다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독일 베를린은 영국 런던과 함께 유럽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업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 됐다. 이런 와중에 딜리버리히어로도 지난 5월 서비스 재개를 선언했으나, 자국 시장 재개척 시도는 7개월여만에 끝나게 됐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세계 50여개 나라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매출은 한국 등 아시아에서 나온다. 한국에서는 2012년부터 ‘요기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9년에는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요구 조건에 따라 요기요를 매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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