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각) 가동을 중단하는 독일 그론데 원자력 발전소의 탑에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30일 “원자력에서 자유로운 유럽을 위해”라는 글귀를 표시하고 있다. 에메르탈/EPA 연합뉴스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이 31일(현지시각) 마지막 남은 6개 원자력 발전소 가운데 3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독일은 브로크도르프, 그론데, 군트레밍엔 체(C) 등 3개 원자로를 가동 35년 만에 31일 중단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자르 2, 엠슬란트, 네카르베스트하임 II 등 나머지 3곳의 가동은 2022년 말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단계적 폐쇄를 가속화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독일 에너지·물산업 협회’(BDEW)의 케르스틴 안드레아에 회장은 “독일 에너지 산업에 있어서, 원전의 단계적 폐지는 이제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6개 원전은 올해 한해 독일 전력 생산의 12%를 담당했으며,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은 전체의 41%로 이보다 3.4배 많았다. 석탄과 가스를 이용한 전력 생산은 각각 28%, 15% 수준이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전력 수요의 8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사민당 주도의 새 연립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가속화하는 한편 탈원전 정책도 지지하고 있다.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행동부 장관은 독일에서는 탈원전에 대한 공감대가 약해진 징후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가동이 중단되는 원자로의 해체 작업에는 한 기당 평균 11억유로(약 1조485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며, 해체 작업은 2040년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의 탈원전 정책은 이웃나라 프랑스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프랑스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하고 소형 원자로 개발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최근 원전 확대 정책에 나섰다. 프랑스는 또 유럽연합(EU)이 원전을 ‘녹색 에너지’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해 독일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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