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50살 이상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밀라노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밀라노/AFP 연합뉴스
이탈리아가 5일(현지시각) 50살 이상자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안사> 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50살 이상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처를 즉각 시행해 6월15일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이들도 6개월 이내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 다만, 의료적인 이유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이들은 의사의 진단서를 받을 경우, 의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100유로(약 13만5천원)의 벌금이 부과될 전망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의 이번 조처는 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백신 관련 규제 조처다. 오스트리아는 2월부터 14살 이상자에 대해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할 계획이고, 그리스는 오는 16일부터 60살 이상자에게 백신 접종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또 2월15일부터 모든 일터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수퍼 그린 패스) 확인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600~15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수퍼 그린 패스는 백신을 접종했거나 코로나19 감염증에서 회복됐다는 진단서가 있는 이들에게만 발급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코로나19 음성 검사 결과를 받아 출근할 수 있었던 노동자들은 2월까지 백신을 맞아야 일할 수 있게 된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근무를 못하는 노동자는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안사> 통신이 전했다. 다만, 고용 계약은 계속 유지된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이번 백신 접종 강화 조처는 병원이 제 기능을 하도록 보호하고, 학교와 일터를 폐쇄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우어 월드 인 데이터’ 자료를 보면, 4일 현재 이탈리아에서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는 전체의 74%다. 이는 유럽 국가 가운데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접종률이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5일 18만9109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생하는 등 연일 사상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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