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는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가 5일(현지시각)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참가를 위해 호주 멜버른에 도착했으나 6일 입국을 거부당했다. 멜버른/EPA 연합뉴스
세계 남자 프로 테니스 랭킹 1위인 세르비아의 노바크 조코비치 선수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6일(현지시각)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가 오는 17일 시작되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 나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코비치는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대상자로 지정받아 5일 밤 멜버른 공항에 도착했으나 곧바로 입국이 허용되지 않고 6일 오전까지 공항에서 대기했다. 이후 중앙 정부는 그의 사증(비자)이 취소됐으며 이날 중 출국 조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모든 입국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스콧 모리스 호주 총리는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사증 취소 사실을 확인하고 “규정은 규정이며 누구도 규정 위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모리스 총리는 또 “우리의 강력한 국경 관련 규정은 호주의 코로나19 사망률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세계 최고 선수인 조코비치에 대한 괴롭힘을 즉각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조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치치 대통령은 베오그라드 주재 호주 대사를 불러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빅토리아주 정부가 의학적인 이유를 들어 조코비치를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해주자 논란이 빚어졌다. 다른 선수와 관중들은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그에게만 백신 접종 의무를 면제해주는 것은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대회 관계자는 “조코비치는 보건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백신 접종 면제를 받았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레그 헌트 호주 보건부장관은 사증 취소는 입국 심사 과정에서 백신 면제의 타당성을 검토한 뒤 내려졌다며 사증 취소에 대해 조코비치가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대회에 참가할 여지는 아직 남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6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조코비치는 백신 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으며 자신이 백신을 맞았는지 여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으며 올해 4연패를 노리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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