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누적 10만명을 넘어선 11일(현지시각) 수도 바르샤바에서 시민들이 사망자를 추도하기 위해 촛불을 켜고 있다. 바르샤바/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유럽에서 백신 접종이 극히 부진한 폴란드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1일(현지시각) 10만명을 넘었다. 이는 세계에서 16번째이며, 유럽에서는 러시아·영국 등에 이어 7번째로 많은 규모다.
아담 니젤스키 폴란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사망한 이가 493명 추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가 10만254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니젤스키 장관은 현재 입원 환자가 1만8천명을 넘는다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만1406명이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우어 월드 인 데이터’를 보면 10일 기준으로 지난 7일간 폴란드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인구 100만명당 57명으로,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불가리아 등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많다. 러시아와 미국의 100만명당 일주일 사망자는 각각 37명, 34.6명이다. 또, 이 사이트 집계 기준으로 폴란드는 미국, 브라질, 인도 등에 16번째로 누적 사망자 10만명을 넘은 나라가 됐다.
최근 폴란드에서 사망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저조한 백신 접종률과 열악한 의료 상황 탓으로 보인다. 10일 기준 폴란드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56.3%로, 유럽연합(EU)에서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등과 함께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유럽연합 평균은 69.88%다. 게다가 폴란드는 인구 대비 의료 인력도 유럽연합에서 가장 적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4명, 간호사는 5명이다.
미국과 프랑스·이탈리아 등의 상황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75만420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월11일 최고치(25만1987명)의 거의 3배다. <뉴욕 타임스> 집계를 보면, 10일의 신규 확진자는 143만3977명에 달했다. 입원 환자도 14만5982명으로, 지난해 1월14일의 14만2246명을 넘는 사상 최고치였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전례가 없이 전파 효율이 높은 오미크론이 궁극적으로는 거의 모든 사람을 찾아갈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추가 접종까지 마친 사람 중에도 상당수가 재감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가 이날 36만8149명을 기록해 지난 5일의 최고치 33만2252명을 훌쩍 넘겼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도 22만532명으로,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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