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1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 국무부가 3일(현지시각)에 안보리 비공개회의를 열자고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회의 소집 요청은 지난달 30일 북한 자강도 무평리에서 동해 위로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 조처다. 하루 뒤인 3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상대지상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검수사격은 생산 배치되는 미사일을 무작위로 골라 품질을 검증하는 시험발사를 뜻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800㎞였다. 하지만, 평소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해 비행거리를 일부러 억제하는 고각 발사라는 점을 감안해 실제는 1000㎞가 넘는 중거리인 것으로 추정되며, 평양에서 거리가 3400여㎞ 떨어진 괌도 사정거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첫 핵실험을 벌였던 지난 2006년 이후 대북 경제 제재 조처를 몇 차례 취했다. 북한 미사일 관련한 안보리 회의는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한 미사일을 지난달 5일 발사한 닷새 뒤인 지난달 10일에도 열린 적이 있다. 당시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뚜렷한 조처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1일 한-미-일 외교차관 전화 회의가 열렸다며 “웬디 셔먼 부장관이 북한의 최근 점증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며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는 이 통화에서 3국 외교차관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1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통화를 했다며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최근 탄도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여러 차례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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