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 확진자 자가격리 폐지…검사도 대폭 축소

이번 주중에 애초 일정보다 한달 앞당겨 실시
야당, “전쟁 끝나기 전 승리 선언” 비판

영국 수도 런던의 시내 버스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주중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의무마저 폐지할 예정이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이 이번 주 중으로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의무 규정을 폐지하고 대규모 바이러스 검사도 중단할 예정이라고 <비비시>(BBC) 방송 등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영국은 유럽 주요 국가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의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첫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또, 스웨덴에 이어 코로나19 검사를 제한적으로만 실시하는 두번째 나라가 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검사에 쓰인 비용이 1월 한달에만 20억파운드(약 3조2600억원)였다며 앞으로는 “훨씬 낮은 수준”에서만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비시>는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지역 사회에서 실시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중단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또, 코로나19 양성 판정자는 10일 동안 자가 격리하도록 한 규정도 이번 주 내에 폐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국민들이 “코로나19를 우려하는 마음을 던져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이제는 모두가 자신감을 회복할 때”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또 정부의 강제 조처가 아니라 백신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유행에 대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애초 3월24일 만료되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법을 갱신하지 않는 식으로 방역 규정을 모두 없앨 계획이었는데 이를 한 달 가량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이런 내용의 방역 규정 해제 방침을 21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야당인 노동당은 존슨 총리가 “전쟁이 끝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몇몇 과학자들과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자선단체들도 방역 규정 해제에 우려했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19일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3만4377명이었으며, 사망자는 128명이었다. 누적 사망자는 16만507명으로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많다. 코로나19 백신은 12살 이상 국민의 91%가 한차례 맞았고, 두번 접종을 완료한 이는 전체의 85%다. 3차 추가 접종까지 마친 인구는 전체의 66%에 이른다.

한편, 영국 왕실은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가벼운 감기 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여왕은 4월 생일이 지나면 96살이 되고 6월 즉위 70주년 기념 공식 행사를 앞두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