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가 국경 침범”…우크라이나 “가짜 뉴스”

러시아 “국경수비대도 포탄 공격 받아”
우크라이나 “이 또한 거짓” 반박
미-러 정상회담 합의 뒤 엇갈린 주장 ‘공방’
푸틴, “우크라 반군 독립 인정 검토 필요”

러시아 정부가 21일(현지시각) 오전 우크라이나쪽에서 날아온 포탄에 파괴됐다고 주장한 로스토프의 국경수비대 시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쏜 포탄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로스토프/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군이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지역인 로스토프에서 국경을 침범하려는 우크라이나인 5명을 사살하고 무장 차량을 파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의 국경 침범 저지 주장은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정상회담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뒤 나온 것이다.

러시아 군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견제용 정찰’ 집단이 국경을 넘는 걸 저지하고 이 과정에서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군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무장 차량들도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충돌이 빚어진 지역은 로스토프 지역의 미탸킨스카야 마을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보도 직후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러시아의 로스토프 인근에는 우크라이나 군이 주둔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쪽의 국경 침범을 막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관리는 기자들에게 “우리 군인 단 한명도 국경을 넘지 않았고, 단 한명도 오늘 사살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아에프페>가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러시아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날아온 포탄이 로스토프의 국경수비대 시설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공보실은 “오늘 오전 9시50분께 우크라이나 쪽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포탄이 국경에서 150m 떨어진 우리 국경수비대 근무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공보실은 그러나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며 폭발물 전문가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서도 즉각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친러시아 반군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은 이날 러시아에 자신들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세력은 러시아를 포함해 국제 사회로부터 독립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두 반군 세력의 독립 인정 주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 등이 전했다. 러시아가 이들의 독립을 인정할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우크라니아 정부와 두 세력은 2015년 휴전 협정인 민스크 평화협정을 체결했으나 휴전 협정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들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 사이의 마찰도 심해지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