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산소, 인슐린, 그리고 암호화폐까지…우크라이나로 모이는 마음들

등록 2022-03-03 11:39수정 2022-03-03 11:57

WHO, 15만명분 의약품 폴란드 도착 앞둬
“원활한 지원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시급”
암호화폐 통한 후원금도 420억원 규모
“외국인 피란민에 인종차별” 비판 높아져
헝가리 접경 지역인 우크라이나 초프에서 2일 자원봉사자들이 헝가리와 체코에서 들어온 구호품들을 옮기고 있다. 초프/AFP 연합뉴스
헝가리 접경 지역인 우크라이나 초프에서 2일 자원봉사자들이 헝가리와 체코에서 들어온 구호품들을 옮기고 있다. 초프/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주일을 넘기며 민간인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사회의 피해 지원이 본격화하고 있다. 또, 외국인이 탈출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당한다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인 지원을 위한 1차 의료품이 3일 폴란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보건기구 사무총장은 1차 지원품은 15만명을 치료하기 위한 6t 규모라고 말했다. 테어드로스 사무총장은 “구호요원들과 지원 물품이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적 통로’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가장 시급한 물품은 환자 처치용 산소와 암 환자 치료약,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인슐린 등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국내의 3개 주요 의료용 산소 공장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산소가 필요한 환자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 긴급대응팀장은 “모든 당사국들, 특히 러시아 정부에 우크라이나인이 겪고 있는 고통 측면에서 기존 태도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보건기구는 우크라이나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먹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등을 공급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기구는 87만명에 달하는 피란민 사이에서 코로나19가 크게 번질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민간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빨라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암호화폐(가상자산)를 통한 지원을 세계에 촉구하자, 2일까지 3만5천여명이 3500만달러(약 42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기부했다고 미국 <시엔비시>(CNBC) 방송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를 무료로 제공하는 ‘에어드롭’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드롭은 특정 암호화폐를 보유한 이들에게 배당금을 주듯 다른 암호화폐를 일정 비율로 분배하는 것을 뜻하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체코, 헝가리 등 주변국들을 통한 식품, 의약품, 의류 등의 구호품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하는 아프리카계나 아시아계 외국인들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등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비비시> 방송은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도 우크라이나 탈출자들이 몰리고 있는 폴란드의 국경 지역 프셰미실에 도착한 외국인들이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인 우선으로 진행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인도 출신의 한 유학생은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만 무료”라며 “30㎞ 거리를 걸어서 국경까지 왔는데, 국경 통제 요원이 우리는 국경을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 공부하던 모로코계와 아프가니스탄계 남녀 커플은 “국경에서 5㎞ 떨어진 곳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27시간이 걸렸다”며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소수자 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는 폴란드 언론인 아나 알보트는 “차별이 우크라이나쪽 국경 지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나, 폴란드에서 피란민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하는 이들도 외국인이 요청하면 도움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차별을 당하다 못해 우크라이나로 돌아간 나이지리아와 인도인 학생들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2일 외국인들을 위한 긴급 전화를 개설하고 국적을 가리지 않고 선착순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날 39개국 회원국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 내 전쟁 범죄 조사에 착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은 “전쟁범죄에 대한 현재와 과거의 주장에 대해 모두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