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인근 지역인 미콜라이우에서 밀이 자라고 있다. 미콜라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위기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주요 농산물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인테르팍스> 통신은 밀, 옥수수, 해바라기씨유, 닭고기, 달걀 등을 수출하는 업자들은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처가 취해졌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경제부는 5일 수출 허가 및 수출 물량 할당제 대상 품목에 밀 등을 새로 추가했으며, 우크라이나 내각의 승인을 거쳐 이날 대상 품목을 공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와 함께 호밀, 귀리, 수수, 메밀, 소금, 설탕, 소고기, 가축의 수출을 중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세계적인 곡창 지역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전세계 최대 밀 수출국으로 꼽힌다. 두 나라의 수출 물량은 전세계 총 수출량의 29%에 달한다. 해바라기씨유의 경우, 두 나라의 수출량이 전세계 수출 물량의 80%에 달한다. 옥수수 또한 전세계 수출량의 19%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를 통해 주로 이뤄지는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며, 이 때문에 국제 밀 가격은 연일 폭등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지난주 내내 개장 직후 곧바로 하루 제한폭까지 폭등하는 일이 이어졌다. 5월 인도분 밀 가격은 지난 4일 부셸(약 25.4㎏)당 12.09달러에 거래를 마쳐, 올해 초(7.61달러)에 비해 59%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밀과 함께 3대 농산물로 꼽히는 콩과 옥수수의 선물 가격도 연초에 비해 각각 22%, 28% 올랐다.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회사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 항구들이 폐쇄됨에 따라 철도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영 철도는 곡물을 루마니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폴란드로 일단 보낸 뒤 유럽의 주요 항구를 통해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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