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통화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45분가량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번 통화는 미국 국방장관의 카운터 파트를 놓고 1년 넘게 진행된 기싸움 끝에 미국이 중국의 주장을 수용해 이뤄졌다.
이날 오스틴 장관은 핵 문제와 우주 분야, 사이버 분야 등에서 미·중 간 전략 경쟁을 관리하고 위기시 소통 채널을 개선하는 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또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관한 미국의 우려를 제기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거론했다.
웨이 부장은 통화에서 “중국은 미국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대국관계를 수립하기를 원한다. 국가의 이익과 존엄을 지킬 것이니 미국은 중국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중국 국방부는 밝혔다. 또 미국 쪽에 해상 군사도발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모함하고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양국은 2008년부터 국방장관 간 통화 채널을 마련해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초 오스틴 장관이 취임한 뒤 웨이 부장보다 서열이 높은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 부주석과의 통화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전례를 들어 웨이 부장과의 통화를 고집했다.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중 국방부 누리집 갈무리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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