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완류 캠퍼스의 모습.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대 학생 300여 명이 학교 쪽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17일 <아에프페>(AFP)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사건은 지난 15일 베이징대 완류 캠퍼스의 한 기숙사에서 일어났다. 학교 쪽이 이 기숙사를 바깥과 차단하는 철판 울타리를 치고 음식 배달을 금지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자 학생들이 집단으로 항의에 나섰다. 학생 수 백 명이 기숙사 밖으로 나와 철판 설치 등에 항의했고, 학교 쪽은 천바오젠 부총장을 보내 학생들과 대화하도록 했다.
한 학생은 “학교가 밤 중에 기숙사 바깥에 울타리를 치자 모두가 정말 화가 났고 시위에 나섰다”며 “그러한 제한은 모두의 일상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라고 <아에프페> 통신에 말했다.
이날 여러 학생이 사건을 동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를 보면, 마스크를 쓴 학생 수백 명이 기숙사 바깥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교직원에게 야유를 보냈다. 이에 천바오젠 부총장이 확성기를 들고 “기숙사로 질서 있게 돌아가라. 할 얘기가 있으면 오늘 밤에 의견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들은 “먼저 철 울타리를 거두라”고 소리쳤다.
이날 밤 11시께 분리벽이 철거되면서 학생들은 해산했다. 학교 쪽은 학생들이 완류 캠퍼스 바깥으로 나가 대학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음식 배달도 허용했다. 일부 학생은 학교 쪽에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을 조사하지 말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15일 베이징대 학생들이 학교의 엄격한 방역 조처에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위터 영상 갈무리
베이징대는 이번 사건이 항의 시위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언론은 이번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날 중국 방역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베이징의 16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52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54명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3월 말부터 봉쇄가 지속되는 상하이의 경우 16일 기준 확진자 수가 823명으로 전날 938명에서 115명 줄었다. 상하이는 전날 54일만에 확진자가 1천명 아래로 내려갔고, 이틀 연속 1천명 아래를 기록하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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