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그의 아내 캐리 존슨이 감사 예배 후 세인트폴 성당을 떠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우우우…”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로 영국 전역이 축제 분위기인 가운데, 국정 운영의 실권자인 보리스 존슨 총리가 행사에 참여하는 길에 시민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최근 공개된 ‘파티 게이트’ 보고서에서 총리실의 부적절한 행동이 드러난 탓이다.
3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보리스 존슨 총리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70년 재임 감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 막 도착하자 군중들에게서 야유 세례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나흘간 지속되는 플래티넘 주빌리 일정 중 이틀째 치러지는 감사예배 행사로 전임 총리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수트를 차려입고 온 보리스 존슨 총리는 아내 캐리 존슨과 손을 맞잡고 성당 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중 시민들의 거센 야유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들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이내 곧 성당 안으로 들어가 좌석에 앉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지난 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그의 아내 캐리 존슨이 감사 예배 후 세인트폴 성당을 떠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이날 총리 부부에게 쏟아진 군중들의 야유는 성당 앞 광장 남쪽 부근 자리에서 나왔다. 이 자리는 대성당 출입을 위해 계단을 오르는 유명 인사들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다. 현 총리 부부를 제외한 전임 총리들에게선 정중한 박수가 나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군중 속의 한 오스트레일리아 관광객은 “그들(총리실)은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몇 번 파티를 했다. 그것 때문일 것”이라고 야유의 원인을 추측하며 말했다. 이어 이 관광객은 “잘못된 장소였다. 하지만 그들이 했던 것이기에 (책임은) 그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영국 내각부 제2차관(공직윤리 담당)은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리실 직원들이 연 16차례 파티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긴 이른바 ‘파티게이트’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48쪽짜리 상세 보고서엔 보리스 존슨 총리실 보좌관들이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해 전국에 봉쇄령을 내려졌던 시기에 수차례 술 파티를 벌인 일이 드러났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