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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역대급’ 주 4일제 온다…이래도 회사가 싫니? 영국의 실험

등록 2022-06-07 17:31수정 2022-06-08 02:31

영국 70개 기업 3300명 ‘주 4일제’ 참여
벨기에, 아랍에미리트, 미 캘리포니아도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통근자들이 지하철역에서 내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통근자들이 지하철역에서 내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가 일과 삶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지금 회사의 가장 큰 목표는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신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영국 런던에서 맥주 공장을 운영하는 시에나 오로크 ‘프레셔드롭 브루잉’ 브랜드 매니저는 최근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앞으로 6개월간 ‘임금 손실 없이’ 주 4일 근무에 도전하는 거대한 ‘사회적 실험’에 참가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6일 <시엔엔>(CNN)과 한 인터뷰에서 이 실험에 참가한 이유를 “직원들의 삶을 개선하고 세계 변화의 일부가 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국제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 글로벌’은 7일 보도자료를 내어 동네 상가, 중소기업, 대형 금융회사 등 영국 내 70여개 기업 노동자 3300명이 6개월간 임금 손실 없이 주 4일 근무를 하는 실험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노동자들이 100%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대가로 100%의 임금을 그대로 받고 노동시간을 주 5일에서 주 4일로 20% 줄이는 ‘100:80:100’ 모델을 지키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미국 보스턴대 연구자들도 이번 실험에 참여해 주 5일에서 주 4일로 근무 패턴이 바뀌면 △생산성 △노동자의 삶의 질 △기업 내 성평등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측정하게 된다. 연구를 이끄는 줄리엣 쇼어 보스턴대 사회학과 교수는 “추가로 발생한 휴일에 직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특히 스트레스와 번아웃, 직업과 삶의 만족도, 건강, 수면, 여행 등 많은 측면에서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천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사회적 실험을 “역사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엔 스페인과 스코틀랜드에서도 정부 지원 아래 같은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5월 말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주 4일제 효과성을 주제로 논의 중인 패널들. 누리집 갈무리
5월 말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주 4일제 효과성을 주제로 논의 중인 패널들. 누리집 갈무리

포데이위크 글로벌이 이번 실험에 나선 결정적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조 오코너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많은 기업들이 앞으로 개척해야 할 새 목표는 삶의 질임을 인식했다. (노동시간이 아니라) 생산성을 중시하는 업무 방식이 기업 경쟁력에서 우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뤄진 가장 큰 주 4일제 실험은 7년 전 아이슬란드에서 있었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2015년부터 2019년에 두번에 걸쳐 공공부문 근로자 2500명의 주간 노동일수를 줄이는 시도를 했다. 연구자들은 근무시간 축소로 생산성 하락은 없었고 참가자들의 삶의 질에 극적인 향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주 4일제를 추동하는 또 다른 원인은 노동시장의 변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가는데도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돌아오지 않는 사상 최대 구인난이 이어지며, 정부와 기업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제도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벨기에 정부는 지난 2월 유럽연합(EU) 회원국 최초로 주 4일제를 법적으로 도입했다. 임금 변동 없이 주간 근무일수를 5일에서 4일로 단축할 수 있도록 노동법을 개정한 것이다. 기술 스타트업이 몰려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도 지난해 7월 주간 근무시간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이는 ‘주 32시간 근무법’을 발의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1월1일부터 모든 정부 부처가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쉬는 주 4.5일제를 시행 중이다.

5월 말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아후드 루미 미래성장부 장관은 지난 5개월간 변화에 대해 “직원 70%가 업무 효율이 높아졌고, 71%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으며 결근율이 55%나 줄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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