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아직도 노예가 있다, 한국 인구만큼…“코로나에 더 악화”

등록 2022-09-13 13:01수정 2022-09-13 14:36

ILO, 180개국 강제노동·강제결혼 보고서 공개
2760만명이 강제노동, 2200만명이 강제결혼
도시봉쇄 등 강력한 방역 탓 어린이도 생계 내몰려
국제노동기구(ILO)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현대판 노예제 평가:강제노동과 강제결혼’ 보고서에서 갈무리.
국제노동기구(ILO)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현대판 노예제 평가:강제노동과 강제결혼’ 보고서에서 갈무리.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적에서 ‘현대판 노예’ 상태에 빠진 인구가 5년 전보다 25%나 많은 5천만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노동기구(ILO)와 ‘워크 프리’(WF), 이주를 위한 국제기구(IOM)는 5일 ‘글로벌 현대판 노예제 평가: 강제노동과 강제결혼’ 보고서를 내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현대판 노예란 위협과 폭력 또는 사기 등에 의해 피할 수 없는 강제노동에 내몰린 이들과 강제결혼을 하게 된 이들을 일컫는다. 이번 보고서는 전세계 180여개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보고서를 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현대판 노예는 4960만명이며, 이 중 2760만명은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2200만명은 강제결혼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수치는 5년 전 2017년 보고서에서 밝힌 약 4003만명이었던 것보다 거의 1천만명(25%)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강제결혼은 5년 전보다 43%나 증가했으며, 강제노동도 11% 늘어났다고 보고서가 밝혔다.

보고서는 현대판 노예제가 늘어난 배경으로 코로나19, 기후 변화, 전쟁 등 무력충돌 등을 꼽았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해선 “강제결혼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현대판 노예제를 만들어내는 동력을 악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도시봉쇄 등 강력한 방역대책으로 하루벌이 노동자들이 일거리를 못 찾고 있으며, 많은 어린이들이 학교가 문을 닫는 바람에 학교 대신 생계 전선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보고서의 데이터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일부만 반영하고 있으며, 이 보고서에서 제시된 평가는 전염병이 끼친 영향의 전체 그림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도 “어떤 이유도 이런 기본적인 인권유린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우리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며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효과적인 국가정책과 규제가 기본적으로 필요하지만, 정부 혼자 이것을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과 방글라데시, 콩고, 이집트, 인디아, 우간다. 예멘 등에서 어린이 강제노동과 강제결혼이 늘어났다. 그러나 더 부자인 나라들도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강제결혼 4건 중 1건은 소득순위 중상위 나라에서 일어났다.

강제결혼의 3분의 2는 인구가 가장 많은 아시아·태평양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인구 당 강제결혼 발생 건수 비율로 보면 아랍 국가에서 1천명 당 5건으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강제결혼이 “오랫동안 지속해온 가부장제 관행”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면서 강제결혼의 85%가 “가족의 압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강제노동은 여덟 명 중 한 명이 어린이이며, 이런 어린이 중 절반 이상은 상업적으로 성착취를 당하고 있다. 또 강제노동의 86%는 개인 사업체에서 이뤄졌으며, 절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했다. 현대판 노예제의 종식을 내걸고 활동하는 민간단체 ‘워크 프리’는 성명을 내어 “현대판 노예제는 인간이 만든 문제이며, 과거 역사의 노예제와 현재 존재하는 구조적 불평등 두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